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한은 '경기침체'에 초점…성장률 전망도 1.6%로 하향(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기준금리 3.5% 동결
잇단 금리인상 피로감 누적
올해 성장률 0.1%P 낮춰
불확실성 높아진 韓 경제
이창용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AD
원본보기 아이콘
한은 '경기침체'에 초점…성장률 전망도 1.6%로 하향(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문제원 기자]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됐던 금리인상 행진이 멈추게 됐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 숨고르기에 나선 것은 불안한 경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1.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회의에 이어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지만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8연속 인상은 피하게 됐다.

한은이 고물가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이날 금리를 동결한 것은 잇단 금리인상으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효과를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경기 둔화를 첫 공식화한 데다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진 요인도 작용했다. 강민주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시장 여건이 타이트해졌고, 현재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긴축이 급격한 경기 하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달 금통위가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 0.1%P 낮춘 1.6%=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내렸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신용평가회사 피치(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개발연구원(KDI·1.8%), 국제통화기금(IMF·1.7%) 등 대부분 기관보다 낮고, 정부(1.6%)와는 동일하며, 한국경제연구원(1.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3.6%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3.5%로 제시했다. 한은은 내년에는 성장률이 2.4%로 높아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에 미칠 파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에는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 커지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우리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고물가·고금리로 소비회복세까지 약화하고 있어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 둔화폭이 확대되면서 성장흐름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중자금 여건 안정, 통화량 증가율 둔화, 가계부채 감소세 등으로 시중 유동성 관리 필요성이 약화됐다"면서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크지만 부동산 관련 자금경색 우려 지속,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가계 이자부담에 대한 정책적 부담감이 통화정책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미국 최종금리 상단에 대한 높아진 상황이 변수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미국 4.50∼4.75%)로 유지됐지만 다음 달 Fed가 최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는다면 격차는 역대 최대 금리차인 1.50%포인트로 다시 벌어진다. 한미 간 금리격차가 더욱 확대되면 자본이탈 우려가 커지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
한은 '경기침체'에 초점…성장률 전망도 1.6%로 하향(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최종금리 상향 조정 가능성 고개= 이달 한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에 나섰지만 시장의 관심은 최종금리와 지속기간이다. 이달 금리동결로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시각과 향후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 행보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강경 대응을 주문한 미 Fed 인사 대부분은 올해 투표권이 없는 반면 투표권이 있는 인사들은 상당수가 향후 통화정책 운영에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내외금리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한은이 추가 인상을 고려하겠지만 내외금리차가 환율, 외국인 자본 유출입에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 사례들로 확인된 만큼 3.5%가 최종 금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 물가상승률이 5%대로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고 미 Fed가 3월과 5월 두 차례 금리를 더 인상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은도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경기 진작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올해 4분기에 한은이 가계와 기업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금리인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