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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실수에 "니가 사람이냐"…폭언·혐오는 메뉴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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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외 정서적 고통 호소하는 라이더들
"화물 승강기 써라"…"벨 누르면 찌른다"
노동조합 "감정노동자 보호 조치 적용을"

배달 서비스 이용자들이 내뱉는 폭언·욕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배달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후적인 피해 지원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예방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 서창중앙지사는 한 고객이 '배달 실수'를 이유로 지사장에게 욕설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9시쯤 인천시 남구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A 씨는 배달 기사가 A 씨 집인 20층이 아닌 실수로 22층에 음식을 가져다 놓으면서 시작됐다.

해당 녹취록을 들어보면 A 씨는 지사장이 라이더 대신 사과하려고 전화하자 반말로 "넌 도대체 뭐니, 어떡할 거야"라고 말했고 "죄송하다고 끝날 거 아니잖아. 이러고도 사람이냐. 일하고 싶냐"고 소리를 질렀다. 환불을 위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요청에는 "내 계좌까지 털어가려고 XX하고 앉아있네"라며 "사장한테 전화해서 처리해라. 음식이 목에 안 넘어간다"고 폭언을 이어갔다.


류힘찬 생각대로 서창중앙지사장은 "녹취를 들은 배달 기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심근경색 증상으로 병원에서 수술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분들이 같은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선은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녹취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배달 라이더의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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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를 향한 폭언과 갑질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2021년 2월에는 어학원 직원 B 씨가 배달 기사를 조롱한 사건이 논란이 됐다. B 씨는 "배달 세 건 해봐야 만원 벌지만 나는 가만히 있어도 몇만 원이 나온다"고 했다. 또 "기사들이 무슨 고생을 하냐. 본인들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했으면 배달 일을 하겠냐" 등 배달 노동자를 무시하는 막말도 이어갔다. B 씨는 알고 보니 원생들의 승하차를 돕는 '셔틀버스 도우미'였다.


이 밖에도 음식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배달 기사에게 화물 승강기를 이용하라고 요구하거나 "벨을 누르면 흉기를 찌르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는다.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로 분류되는 배달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열악한 근무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노동자들이 고객 갑질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며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감정 노동자 보호 조치라도 일반 배달 노동자에게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 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폭행 등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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