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대비 효과성 높은 만큼
건보 재정 건전화에도 기여 전망

'46억 횡령 사건'은 거듭 사과
재정 건전화 위한 지속 노력 강조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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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산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 디지털 치료제)가 나온 가운데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DTx와 같은 신기술 도입이 국민의 건강 증진과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 기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향적 시각을 내비쳤다.


강 이사장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기술이 국민의 건강 증진에 미치는 영향이나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했을 때 여러 기회가 주어지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잘 협의해나가겠다는 게 공단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 DTx '솜즈'를 국내 1호 DTx로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된 급여화 논쟁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강력한 공보험 체계가 자리 잡고 있는 국내에서는 사실상 건강보험 급여화가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열쇠다. 비급여나 실손보험을 통한 상용화도 물론 가능하지만 DTx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섣부른 비급여·실손보험 상용화보다는 건강보험 급여화라는 정공법을 취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강도태 이사장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급여화에도 한층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


DTx는 '디지털'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높은 비용 대비 효과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면 상담 등 기존 치료법이 100의 효능이 있고, DTx를 통한 치료가 30가량의 효능이라면 절대적 효능 수치는 떨어지더라도 대면 상담 비용이 주당 10만원이고, DTx가 주당 1만원이 든다면 1만원당 비용은 DTx가 3배에 달하게 된다. 절대적 효과에서는 기존 치료법이 우세하더라도 경제성 면에서는 DTx가 보다 우위인 만큼 DTx의 보급 확대는 최근 난제로 떠오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건강보험 급여화를 위해서는 '실세계 데이터(RWD)' 확보라는 난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운용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급여화 과정에서 DTx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에서 쌓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한 RWD까지 함께 고려하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새로운 혁신 의료기기 등을 급여화할 때는 유효성·안전성 외에도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다른 제품 대비 성과가 더 있는지, 급여화가 재정상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새로 개발한 것은 임상 근거를 쌓기가 어렵다"고 우려를 표하며 "공단의 업무는 아니지만 혁신 의료기기의 잠재적 가치를 고려하고, 첨단 의료기술에 해당하면 본인 부담을 높여서라도 적용하는 절차 등에 잘 맞추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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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 시작부터 지난해 발생한 건보공단 직원의 46억 횡령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강 이사장은 "횡령 사건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사건 발생 이후 경영혁신추진단을 구성해 업무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일정에 따라 조치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아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혹여나 모자란 부분이 없는지 재점검하고 있다"며 "전 직원이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앞으로의 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필수 의료 중심으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건보료 부과의 형평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2021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4.5%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의원급의 비급여 진료가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84%, 취약계층은 70%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오히려 중증·취약계층의 실질적 의료비 부담은 완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필수 의료 지원 대책에 따라 중증·응급·분만·소아 분야 공공정책 수가 도입을 지원하는 등 공단 차원의 과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고 고가 치료제가 신속히 지원될 수 있도록 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급여항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다 의료 이용도 관리해 비효율적 지출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는 보험료율을 올리기보다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 재정 건전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현재 건강보험료율은 직장 가입자 기준 7.09%로 법적 상한인 8%의 턱밑까지 다다른 상태다. 하지만 강 이사장은 "과거 2027년이 되면 보험료가 8%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올해 1.49% 인상하는 등 이렇게 간다면 상한 도달 시점은 2030년을 넘어간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상한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지출 관리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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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이사장은 이어 위기에 처한 건강보험 국고 지원에 대한 빠른 법제화를 호소했다. 지난해까지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매년 해당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건보공단에 지원해왔다. 하지만 이 조항은 지난해 말 일몰 연장 합의에 실패하면서 결국 일몰됐다. 강 이사장은 "빨리 법이 개정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 책임이 강화되고 법적 근거도 빨리 마련돼야 재정 계획을 짜고 보험료 결정 등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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