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韓 매력 떨어져 투자 안 들어와…野 규제협조 절실"
"최소 주요국과 같은 기업환경 필요"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15일 "한국 입지 매력이 외국보다 낮아진 게 수출 부진 원인이고 진짜 심각한 문제다. 야당이 규제개혁을 주도해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한국은 지난달 역대 최대 126억9000만달러(집계 당시 약 15조6594억원) 수출 적자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과 장상식 동향분석실장이 동석했다. 정 부회장은 "언론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하다가 마침 수출 실적이 나빠서 (브리핑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한국 수출 부진 원인을 단기·장기 요인으로 나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 구조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중간재 위주로 구성된 게 문제라고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실현되면 상황이 풀릴 것으로 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간재 위주 수출 구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한 것"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 회복력, 러·우 사태 진정 여부, IT 수요 등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장기적으로 한국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수출은 물론 한국 경제를 개선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은 "수출기반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미래 수출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게 진짜 문제인데 (야당은) 기존 과잉규제에 노란봉투법, 표준운임제 등 '갈라파고스 규제'를 늘리고 있다"며 "우리 제품이 해외에 나가서 어떤 일을 당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정부는 규제 개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제 생각엔 야당이 주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대안도 제시했다. 새 규제 하나를 도입하면 기존 규제 둘을 폐지하는 미국식 '원인투아웃(One-In, Two-Out)' 제도나 영국식 '원인 투 오어 쓰리 아웃(One-In, Two or Three Out)'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의원 과잉입법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의원입법 규제영향평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국내 투자를 늘리고 수출 기반을 강화하려면 국내 기업환경을 최소한 외국과 동등하게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840,000 전일대비 21,000 등락률 +1.15% 거래량 6,481,608 전일가 1,819,000 2026.05.18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장초반 급락하다 상승 전환…7500선 마감 코스피, 장초반 급락하다 상승 전환…7500선 회복 반도체 쏠림 완화 전망…하반기는 비IT 업종에도 주목해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지역 주민이 설비 착공을 반대하는 문제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치권, 정부, 경제단체 역할은 무엇이고 누가 해결해야 하냐'는 질문에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경제단체는 호소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고 결국 지자체장이 나서는 등 지자체가 강단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며 "처음 입지를 선정할 때 중앙정부가 지자체 경합을 시키는 방식 등을 통해 (제도를)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을 브리핑하는 모습. 참석자는 왼쪽부터 장상식 무협 동향분석실장, 정만기 부회장,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미지 출처=연합뉴스] scape@yna.co.kr (끝)
무협은 3분기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한국 수출 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사흘 전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한국 수출 물량이 0.55%포인트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장에서 답했다. 장상식 실장도 "2분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하면 그로부터 1~2분기 후 한국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3분기께 (한국)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무협은 한국 수출 현황에 대한 15페이지 분량 데이터를 현장에서 공개했다. 요약하면 한국 수출 부진이 해외보다 유독 심하고 원인은 중국, 베트남 실적이 나빠서였다는 내용이다. 중간재와 IT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4분기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다. 중국(-6.9%), 일본(-4.6%), 독일(-1.9%) 등 주요국보다 낙폭이 컸다. 지난달에도 -16.6%였다. 지난달 1~20일 실적만 발표한 일본(-15.8%)보다 심각하다.
중간재 수출 감소 때문이다. 4분기 수출 감소액 175억달러(약 22조3265억원) 중 85.7%인 150억달러(약 19조1370억원) 줄었다. 국가별 중간재 수출 실적을 보면 중국(-17.8%), 베트남(-10.7%), 일본(-13%), 미국(0%), 홍콩(-41.7%) 등이었다. 품목별로 반도체(-44.5%), SSD(저장장치, -63.8%), 디스플레이(-36.0%) 등 IT제품 감소세가 뚜렷했다.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비IT 중간재 수출도 크게 줄었다.
이 중 반도체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고 무협은 진단했다. 반도체 관련 자료를 따로 만들어 자세히 설명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감소는 전체 감소분의 52.4%인 60억달러(약 7조6540억원)였다. 작년 1월보다 44.5% 줄었다.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메모리(-57.3%), 시스템(-25%) 반도체 모두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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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인 대만보다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컸다. 한국 실적은 지난해 8월 -7.8%, 9월 -5.6%, 10월 -17.4%, 11월 -22.9%, 12월 -29.1%, 올 1월 -44.5%였다. 대만은 8~10월 흑자를 냈고 11월 -3.9%, 12월 -2.4%였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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