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권력에 멈춰 선 고양시정…이동환 시장, "재의요구권 행사"
이 시장, 25일 확대 간부 회의서 '재의요구권' 계획 발표
고양시의회, 민생 관련 예산 삭감하고 해외 연수비 증액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이동환 고양시장이 2023년도 본예산을 대폭으로 삭감한 시의회 의결에 대해 '재의요구권' 발동 계획을 25일 발표했다.
지방자치법 제120조 등 근거에 따르면, '재의요구권'은 지방의회 의결이 월권 또는 법령 위반으로 공익을 현저히 해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요구할 수 있다.
'2023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의회의 수정과 변경을 명시한 의결이 연일 고양시 정국을 경색시키고 있다. 특히, 이동환 시장 취임 후 처음으로 '예산안 재의요구권' 방침에 시 행정부와 입법부의 '전면전'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시장의 핵심 정책이라는 이유와 감정만을 앞세워 본예산을 무자비하게 삭감했다"며,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고양시]
시와 의회가 주요 예산안 전반에서 견해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 시장이 법적인 권한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내포한 만큼, '재의요구권'이 발동되더라도 시의회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불투명하다.
이 시장은 이날 시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시의회가 시장의 핵심 정책이라는 이유와 감정만을 앞세워 상식에 벗어난 심사를 해 본예산을 무자비하게 삭감했다"며 시의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공직자들의 업무추진비를 90%씩 일괄 삭감한 시의회가 자체 업무추진비와 의원 국외 출장비는 증액 편성한 것은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하며, 스스로 모순된 모습을 보여준 행태"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 유례없는 사건이고 명백하게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재의요구권 행사'를 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와 관련 "공직자의 의욕과 사기마저 꺾어버리는 감정적이고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시장과 집행부의 발목을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 판단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시가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전과 동일한 의결을 확정할 수 있다.
고양시의회는 지난 20일 임시회를 열어 뒤늦은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애초 시가 요구했던 예산은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대폭 삭감했다. [이미지 출처=고양시의회]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고양시는 2023년도 본예산 2조 9996억 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가 이동환 시장의 역점사업 11건 24억여 원과 업무추진비 208건 13억여 원 등 총 308건 110억여 원을 삭감했다.
시의회는 지난 20일 임시회를 열어 뒤늦은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지만, 애초 시가 요구했던 예산은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대폭 깎았다.
반면, 애초 삭감해 1700여만 원이었던 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는 1억 7000만 원으로, 전액 감액됐던 국외 연수 출장비 등은 3억 2000여만 원으로 늘려 통과시켰다.
시에 따르면, 시의회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의견대립으로 처리가 늦어지던 본예산안 가운데 의장단의 업무추진비와 시의회 국외 연수 출장비를 민주당이 중심이 돼 예결위를 통해 되살렸다는 것.
이밖에 삭감 예산은 서울시 기피 시설 피해를 참아온 고양시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시 경계 현황조사 관련 예산'과 노후화한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비하고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근간이 될 '고양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예산' 등이다.
또 일산 테크노밸리 중심으로 전략산업을 유치할 '바이오 콘텐츠 전략적 투자유치 지원 예산'과 '킨텍스 일원 지하공간 복합개발 기본구상 용역비', '고양시 성장관리방안 재정비 예산' 등도 포함됐다. 각 부서 업무추진비도 90% 일괄 삭감했다.
따라서 이 시장은 "더 어려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마주하게 됐다"면서, "예산이 편성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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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긴급·중대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상시화하겠다"는 방침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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