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동물용 해열제 먹인 中부부…"사재기에 약 없어"

해열제 구하기 어려워 동물용 해열제 먹여
대형 병원에 옮겨져 치료…간·신장 손상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는 중국에서 해열제를 구하지 못한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동물용 해열제를 먹였다가 간 손상 등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중국 상여우신문과 토우탸오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네이멍구 자치구 츠펑시에 사는 A씨 가족은 코로나 확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고열 증세에 시달렸다. 두 사람은 약을 찾아 나섰지만, 당시 중국 전역에서 해열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정부가 코로나 방역 조치를 완화한 이후 확산세가 거세지자 전역에서 해열제·소염제 사재기 열풍이 불어 품귀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중국에서 어린 자녀에게 동물용 해열제를 먹였다가 간 손상 등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약을 구하지 못한 부부는 어린 자녀에게 집에 있던 동물용 해열제를 먹이기로 했다. 이 해열제는 소에게 먹이던 것으로, A씨는 과거에도 동물용 해열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 부부가 자녀들에게 약을 먹인 후 자녀들이 몸살과 함께 체온이 39도까지 올랐고, 복통과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 부부는 코로나19 증상이라고 생각해 자녀들에게 동물용 해열제를 더 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며칠이 지나도 아이들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간과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들은 곧바로 베이징의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베이징 병원 의료진은 아이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최악의 경우 간 이식 수술까지 고려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후 아이들은 간, 신장 치료와 혈장 교환술 등을 받았다.

현재는 다행히 증세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지난 7일 "각종 수치가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딸은 이틀 뒤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