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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박수밀의 고전필사 '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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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오늘은 박수밀 한양대학교 교수가 펴낸 <고전필사> 속 문장을 통해 한 사람의 벗을 만나 사귀는 기쁨,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글자수는 757자.

[하루천자]박수밀의 고전필사 '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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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하지만 오래되어 좋은 것도 있습니다. 포도주와 장맛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오랠수록 좋은 것에 친구만 한 것이 없습니다. 친구(親舊)는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사람'이란 뜻입니다. 사랑은 한순간의 교감만으로도 활짝 타오르지만 우정은 오랜 시간을 견딤으로써 만들어지는 묵은 관계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설레지만 불안하고 우정은 익숙하지만 편안합니다. 인디언말로 친구는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자'란 뜻입니다.


예전엔 친구를 붕우(朋友)라고 불렀습니다. 붕(朋)의 어원은 새의 양날개란 뜻이고 우(友)의 어원은 사람의 양손이란 뜻입니다. 새의 날개, 사람의 양손과 같이 친구는 하나가 없어지면 나머지가 소용이 없는 관계입니다. 그만큼 친구가 소중하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마음에 맞는 친구를 얻기란 참 어렵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인연임에도, 나이를 따지고 신분을 따지고 지역을 따지고 빈부를 따지느라 가까운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연암 박지원은 친구 사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훌륭한 사귐은 꼭 얼굴을 맞대야 할 필요는 없으며 좋은 벗은 가깝고 먼 것이 문제가 아니다. 다만 마음으로 사귀고 그 사람의 인격을 보고 사귈 뿐이다." 참된 사귐은 외적인 배경을 따지지 않습니다. 마음이 맞으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요. 아름다운 시절에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허물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그런 일은 일생에 몇 번일까요? 그런 친구가 그립습니다.


-박수밀 <고전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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