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박수밀의 고전필사 '삼촌설'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이번주는 박수밀 한양대학교 교수가 펴낸 <고전필사> 속 문장들을 통해 옛 사람들이 강조한 인간의 덕목과 관계의 소중함,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를 배워보자. 글자수는 618자.
가끔 잠자리에 누워 하루 일을 생각하다가 문득 부끄러움이 밀려와 이불을 뒤집어 쓸 때가 있습니다. 왜 나는 그때 그렇게 행동했을까? 왜 나는 그런 말을 했을까? 하지만 후회해 본들 엎질러진 물입니다.
혀는 길이가 세 치 정도라고 해서 삼촌설(三寸舌)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세 치에 불과한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가장 짧으면서 위험한 무기가 혀입니다. 혀는 잘 놀리면 천 냥 빚을 갚지만 잘못 놀리면 그동안 쌓은 명예를 와르르 무너뜨립니다. 공자도 평생 착한 일을 했더라도 한마디 잘못된 말로 이를 무너뜨린다고 했습니다.
말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기도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과 불행이 나뉘기도 하며 사회가 더욱 아름답게도, 혹은 더욱 상처로 얼룩지게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툭하면 말실수인 실언(失言)을 하고 말을 주워 삼키는 식언(食言)을 합니다. 하루에 수백 수천 마디의 말을 주고받으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내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지혜로운 말을 하고 남의 말에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언행을 삼가라는 옛 사람의 말이 가볍지 않습니다. 세 치 혀를 정복하는 자가 인생도 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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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밀 <고전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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