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산 협상 결렬에…韓, 파나마 ‘ISD 제소’ 검토
꼬브레파나마 광산 분쟁…로열티 협상 결렬
광해광업公 지분 10%…세계 10대 구리 광산
파나마서 로열티 인상 요구…기존 2%→16%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파나마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나마 정부가 로열티 협상 결렬을 이유로 광해광업공단의 꼬브레파나마 광산 운영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광해광업공단은 꼬브레파나마 광업권을 몰수당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위기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광해광업공단은 최근 ‘꼬브레파나마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파나마 정부에 대한 ISD 제소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광해광업공단의 꼬브레파나마 광산 운영사 MPSA와 파나마 정부가 맺은 계약상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 중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3월 한·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만큼 파나마에 대한 ISD 제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FTA 체결국이 최혜국 대우 등을 위반했을 경우 ISD 제소 요건에 부합한다.
꼬브레파나마 광산은 매장량이 약 31억4700만t에 달하는 세계 10대 구리광산이다. 광해광업공단은 2009년 꼬브레파나마 광산 지분 10%를 인수했다. 2019년 생산이 개시돼 최근 3년간 68만4000t에 달하는 구리가 채굴됐고, 지난해에만 7억5000만달러(약 9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광해광업공단은 꼬브레파나마 광산에서 2054년까지 매년 수십만t의 구리를 채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나마 "로열티 8배 더 내라"
다만 파나마 정부가 큰 폭의 로열티 인상을 요구하며 스텝이 꼬였다. 당초 MPSA는 파나마 정부에 꼬브레파나마 광산 매출액의 2%를 로열티로 지급해왔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해 MPSA 측에 로열티율을 기존 2%에서 12~16%로 올리고 연간 하한선을 3억7500만달러(약 4800억원)로 설정하겠다고 통보했다. 꼬브레파나마 광산의 생산량, 수익성과 무관하게 광업권을 보유한 대가로 파나마 정부에 매년 최소 3억7500만달러를 지급하라는 의미다.
이에 MPSA는 올 초부터 파나마 정부와 로열티 협상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파나마 정부가 꼬브레파나마 광산 생산량이나 구리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로열티를 감면해주거나 연간 납부액 상한선을 설정해달라는 MPSA 측 요구를 거절하면서다. 파나마 정부는 협상에 진척이 없자 지난달 중순 MPSA에 서신을 보내 이달 14일을 '데드라인'으로 최종 통보했다.
韓 광업권 몰수당할 수도
결국 파나마 정부는 이달 15일 꼬브레파나마 광산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아직 파나마 정부가 강제적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아 광산은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광해광업공단은 최악의 경우 꼬브레파나마 광산 광업권을 몰수당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지난달 MPSA에 보낸 서신에서 새 계약 조건에 합의하지 않으면 꼬브레파나마 광업권에 대한 공개입찰을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파나마 정부가 MPSA 요구를 일부 수용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꼬브레파나마 광산 사업에 한국, 미국, 캐나다 등 3개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다. 꼬브레파나마 광산 지분은 광해광업공단과 캐나다 광산업체 퍼스트퀀텀미네랄즈(FQM)가 각각 10%, 90%씩 갖고 있다. 또 FQM의 대주주는 캐피탈 그룹, 피델리티 그룹 등 미국 자본이다. 파나마 정부가 협상 데드라인으로 잡은 이달 14일 한국, 미국, 캐나다 등 3개국의 주파나마 대사가 현지 고위 당국자들과 공동 면담을 진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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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광해광업공단 TF와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로열티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하는 문제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해광업공단의 (꼬브레파나마 광산) 지분율이 10%라 캐나다에 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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