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재테크]테슬라, 다음 상승기에도 선두일까
올해 첫날 우리 투자자들은 173억달러(22조7000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LG전자 시가총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2월 말에 해당 수치가 91억달러로 줄었다. 중간에 주식을 내다 판 영향도 있지만, 더 큰 부분은 주가 하락 때문이었다. 연초 399달러였던 테슬라 주가가 최근 1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하락하자 창업주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주식 매도, 트위터 인수 이후 테슬라 경영 소홀, 정치적인 트윗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럼, 일론 머스크가 사회 활동을 자제하고 경영에 집중하면 테슬라 주가가 다시 올라갈까? 그건 테슬라라는 기업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테슬라를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인 상태로 보면 빠른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상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하락이 올 수밖에 없었고 지금이 그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왕이 될 거라 믿으면 주가 회복이 어렵지 않다. 어차피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것 같아도 세계에서 굴러다니는 차의 95%는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전기차 세상이 너무 빨리 오는 걸 원치 않는다. 그 경우 이미 구축해 놓은 생산시설이 매몰자산이 되고, 자동차 판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자동차 회사는 전기차 시장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입장이 다르다. 전기차 생산을 위해 만든 회사여서 전기차에 몰입할 수밖에 없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높은 성장성과 점유율을 누려왔다.
앞으로가 문제다.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이들은 10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든 경험을 가지고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의 선호 파악,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까지 테슬라가 따라올 수 없는 여러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 이미 구축해 놓은 판매 조직이 있고. 자동차 판매를 통해 벌어놓은 돈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전기차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테슬라는 많은 면에서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부족한 자본과 생산시설을 늘리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우주에 뛰어들고 트위터 인수에 나서는 등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으니 주주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미국 주식시장을 끌고 가는 기업은 계속 바뀌어왔다. 1980년은 IBM·보잉 등이 선두였다. 2000년에는 시스코 시스템즈, 오라클 등 IT 회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더니 2020년에는 테슬라·애플·아마존 등으로 선두가 교체됐다.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선두가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테슬라 주주들은 다음 상승 때에도 테슬라가 시장의 선두에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 사례대로라면 테슬라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테슬라는 잊혀진 주식이 된다. 지금 시스코 시스템즈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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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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