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
1심 유죄→2심 무죄 뒤집혀
병원 개설·요양급여 편취에 대한 공범관계 인정 여부가 쟁점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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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불법적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75)에 대한 법원의 최종 유무죄 판단이 15일 나온다.


1심 유죄 판결이 2심에서 뒤집힌 만큼 이날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5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의료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주모씨 등 3명의 동업자들과 함께 형식상 비영리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영리 목적의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의료법 위반)하면서 2013년 5월 26일부터 2015년 5월 16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22억9400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모씨 등 3명은 최씨에 앞서 기소돼 2017년 주범인 주씨가 징역 4년, 나머지 2명이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는데, 최씨를 이들과 공범으로 볼 수 있을지가 재판에서 쟁점이 됐다.


재판에서 최씨 측은 주씨가 주도한 의료재단 설립에 필요한 자금 중 일부를 빌려줬다가 돌려받고 재단의 공동이사장에 취임하는 것을 수락했을 뿐 요양병원의 개설이나 운영, 수익 취득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데 최씨가 나머지 공범자들과 공모해 의료법인을 설립한 것처럼 외관을 만든 뒤 건보공단을 속여 요양급여를 받아냈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주씨 등은 이 사건 의료재단을 설립한 것처럼 형식적으로만 외관을 작출한 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 사건 병원을 개설했고, 피고인은 그 사실을 잘 알고도 단순히 이 사건 의료재단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넘어 이 사건 의료재단의 설립, 존속 및 운영에 관여하는 방법으로 주씨 등 3명의 의료법 위반 범행에 대해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최씨를 공범으로 인정했다.


한편 2014년 7월 21일 의료재단 이사장에서 정식으로 사임한 최씨는 사임에 앞서 2014년 5월 책임면제각서와 인증서를 받았다. 다른 동업자의 명의로 작성된 책임면제각서에는 최씨가 병원 운영이나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고, 또 다른 동업자 명의로 작성된 인증서에는 최씨가 아닌 자신이 의료재단 인수시부터 의료재단을 운영 결재해왔고, 이와 관련해 사임한 최씨에게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이 책임면제각서 및 인증서를 교부받았다는 사정은 피고인의 형사책임 성립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그 이전에 이 사건 의료재단 및 병원의 설립·운영에 관여했다는 점을 추단케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설립하는 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와 구분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피고인이 동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할 무렵인 2012년 9월경 비의료인에 대한 의료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료법인을 개설해 요양병원을 운영하기로 공모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최씨가 의료재단 설립이나 병원 운영에 관여한 행위가 주씨 등이 형식상 비영리 의료법인을 설립한 것처럼 외관을 만든 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에 공모, 가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의료재단이 형식적으로 설립·존속하는 것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비의료인인 주씨 등이 이 사건 병원을 개설·운영한다는 사실을 인식·용인하고, 나아가 이 사건 병원의 개설·운영 범행을 공모했다거나 범행에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최씨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만큼 사기 부분의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를 변호한 손경식 변호사는 무죄 판결 직후 "의료 법인이나 병원과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정치인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씨의 고발에 따라 개시된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일부 검사의 의도적 사건 왜곡과 증거 은폐로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결국 법원의 편견 없는 냉철한 증거 조사와 법리 판단에 따라 사필귀정의 결과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손 변호사는 "항소심에 이르러 새로 확인된 증거들은 이미 사건 관계자들 사이 분쟁에서 검찰이 파악했던 객관적 증거들로, 수사와 1심 때 공개했다면 장기간의 재판을 거칠 이유도 없었다"며 "일부 검사의 편향된 자세는 크게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주씨 등이 기소될 당시 책임면제각서 등을 근거로 입건되지 않았던 최씨는 재수사를 거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가족·측근 의혹 수사팀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지 한달 만인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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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던 이성윤 검사장이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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