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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푸틴을 움직이는 러 '어머니회'

최종수정 2022.12.05 15:44 기사입력 2022.12.05 14:31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참전군인 어머니 17명이 모스크바 외곽의 푸틴 대통령 관저, 노보오가료보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모스크바=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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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참전 군인 어머니 17명을 관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곳곳에 살균터널이 배치돼 최측근 외에는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던 푸틴 대통령의 관저, ‘노보 오가료보’에 외부인들이 대거 초청됐기 때문이다.


해당 간담회에 초청된 어머니들은 모두 친푸틴 세력에서 엄선된 사람들로만 구성됐고, 질의 내용도 사전에 조율됐지만 마냥 화기애애하진 않았다고 한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간담회 내용을 보면 일부 장병 어머니들은 장병들의 생존 및 부상 정도 확인이 어렵다거나 국가지원 혜택이 미비하다는 점, 무기와 외투도 없이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며 민감한 질문을 거침없이 던졌다.

푸틴 대통령도 "원래 우리나라에서 매년 3만명은 교통사고와 술로 죽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내놓을 정도로 당황했다고 한다. 반정부 성향 단체들을 아예 배제했음에도 분위기가 험악했을 정도로 전쟁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것을 보여준 셈이다.


참전 장병 어머니 단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동원된 15만~18만명의 장병들에 더해 최근 러시아 정부의 부분동원령으로 30만명의 예비역 청년들이 추가 징집되면서 다양한 계층의 어머니들이 단체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성향에 따라 친정부와 반정부로 갈라져 있지만, 성향을 막론하고 아들의 생사 여부 확인과 귀향을 위해 온갖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아들과 남편을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주요 전선에서 패퇴하기 시작한 데다 대러 제재 장기화로 보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사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미사일 재고까지 바닥이 나면서 옛 소련시절 제작된 노후된 핵미사일에서 핵탄두를 빼고 발사할 정도로 물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러시아 경제부처들과 업계에서는 2차대전 당시처럼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또다시 남성인구가 급감하는 여초현상이 나타날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이 지난 2018년 집계한 인구 성비는 남성 86대 여성 100으로 전체 인구에서 여전히 여성이 약 1000만명 정도 많다.


특히 노년층에서 성비는 46대 100까지 벌어져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독일전에서 2000만명 이상의 군인들이 희생돼 당시 젊은 남성들의 숫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2차 동원령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반전 운동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시동원령으로 전선 전체에 약 50만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한 가운데 10만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군은 여기저기서 병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어머니들의 눈물이 이어지면서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인의 비율도 최근 4개월 만에 57%에서 25%로 급감했다. 푸틴 정권이 러시아 어머니들의 눈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신의 지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전쟁을 푸틴 정권이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러시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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