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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 곁에 잠든 참전용사, 70년 만에 백마고지에서 돌아왔다

최종수정 2022.11.30 09:56 기사입력 2022.11.30 09:56

'백마고지 전투' 전우 편귀만 하사와 함께 발견
철모·밑창·고무링…유품 착용위치 그대로
국유단 유해발굴사업, 전사자 201명 신원확인

김용일(왼쪽) 이등중사와 편귀만 하사의 유해 발굴 당시 모습 [사진제공=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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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6·25전쟁 당시 전우와 함께 참호에서 전사했던 참전용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고(故) 김용일 이등중사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21일 신원 확인 소식이 전해졌던 고 편귀만 하사와 같은 참호에서 발견됐다. 눈을 감는 순간부터 70년간 함께 있던 전우들이 발굴되며 연속으로 신원이 파악된 것이다.


발굴 당시 두 군인의 유해는 나란히 붙어 있었고, 주변에서 M1 소총 등 유품 91점이 나왔다. 김 이등중사의 유해는 참호에서 웅크린 자세로 가슴 부위에 팔을 모은 채 완전하게 발견됐다. 머리뼈 위 철모부터 발뼈에는 전투화 밑창, 정강이뼈에는 고무링이 둘러져 있는 등 유품들이 생전 착용 위치를 그대로 유지한 모습이었다.


가슴에 모인 아래팔뼈 안쪽에선 고인의 이름 세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인식표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특정된 신원을 바탕으로 친손자와 유전자 비교를 거쳤고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앞서 편 하사의 유해 역시 머리와 가슴을 앞으로 숙인 채 다리를 구부려 앉아 있는 모습으로 발굴됐다. 그는 함께 발견된 만년필에 새겨진 이름으로 신원이 특정할 수 있었다.

김용일 이등중사의 인식표 [사진제공=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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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1952년 10월 6∼15일 치러진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당시 9사단과 중공군은 7차례에 걸쳐 고지의 주인을 바꿔가며 6·25전쟁 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를 펼쳤다. 9사단은 12차례의 공방전 끝에 고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 이등중사는 충북 괴산군에서 6남 6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내를 만나 슬하에 1남 1녀를 뒀지만, 막내딸이 태어난 지 한 달 만인 1952년 3월 육군에 입대하면서 먼 길을 떠났다. 그렇게 70년 만에 손자 곁으로 돌아왔다.


손자 김정덕씨는 "아버지가 세 살 때 할아버지가 입대하셔서 아버지도 기억에는 없으셨을 텐데 할아버지를 애타게 보고 싶어 하셨다"며 "손자인 제가 장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 이등중사의 신원확인 통보 행사인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 부천시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다.


한편 2000년 4월 시작된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으로 지금까지 전사자 20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은 유해 신원 확인에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며 전화나 인근 보건소·보훈병원·군병원 등으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나 거동 불편, 생계 등 이유로 방문이 어려우면 국유단이 직접 찾아갈 수도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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