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사랑의 불시착’ ‘탑건’ 직접 볼까

미 휴먼라이츠재단, 드라마·인권 보고서 등 USB 2000개 보내
대북전단금지법, 북한 국경봉쇄, 중국 제로 코로나 등으로 활동 어려움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4월 25∼26일 경기 김포지역에서 대형 기구 20개를 통해 북한에 날려 보낸 대북 전단 100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미국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이 올해 북한에 영화 등 콘텐츠가 포함된 이동식 저장장치(USB) 2000개를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 보도했다.

휴먼라이츠재단은 대북 정보유입 프로그램인 '자유를 위한 플래시 드라이브'를 통해 플래시 드라이브와 SD카드 등을 보냈다고 방송은 전했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이성민씨는 "탈북자 주도의 현지 단체들과 함께 활동을 추진했다"며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저장장치 하나를 북한 주민 10명이 공유한다고 짐작하면 2만명의 북한 주민이 외부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씨는 저장장치에는 해외 드라마와 영화, 다큐멘터리, 인권 보고서 등이 담겼다면서 한국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태양의 후예', 미국 할리우드 영화 '탑건'과 '타이타닉' 등을 예시로 언급했다.

재단 측은 대북전단금지법과 북한의 국경봉쇄,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규제 등으로 인권단체 활동에 어려움이 있지만, 플라스틱 물병에 생필품과 USB를 넣어 강에 띄워 보내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재단이 2016년부터 북한으로 보낸 이동식 저장장치는 총 13만개에 이른다.

이씨는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통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오랜동안 이어진 박탈과 억압의 현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강도 혜산 출신으로 2009년 탈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