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2금융권, 새출발기금에 부실채권 ‘울며 겨자먹기’로 넘겨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금융권, 새출발기금에 부실채권 ‘울며 겨자먹기’로 넘겨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송승섭 기자] 2금융권이 자영업자 부실채권 상당수를 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 새출발기금으로 넘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새출발기금을 채우기 위한 당국의 압박이 적지 않았던 영향으로 보인다. 10월 출범한 새출발기금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2금융권은 캠코 산하 새출발기금 조건에 해당하는 부실채권의 상당 부분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은 캠코 측에 부실채권을 넘기기 위해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아직은 정확한 매입가 테이블 등이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논의가 진행중”이라며 “다만 은행(조합) 판단에 따라 맺는 자율협약이기에 참여하지 않은 곳들도 있다”고 전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부실차주(1개 이상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장기연체가 발생한 차주)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부실차주의 채무재조정 방식은 은행이 선택할 수 있다. 은행은 새출발기금에 부실채권을 매각해 조정이 캠코측에서 이뤄지도록 하거나, 채권을 보유하면서 스스로 채무를 재조정해주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채무자 동의는 필수 조건이 아니다. 차주가 동의하지 않은 채권에 대해서도 은행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새출발기금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수 있는 구조다.


2금융권 입장에서는 새출발기금 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은 차주들까지, 채무 조정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헐값에 채권을 넘겨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저축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채무자의 자발적인 신청이 전제되지 않은 부실채권의 경우 ‘쓰레기 채권’으로 분류될 정도로 낮은 시장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채권들은 채무자의 성실 상환 의지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권 입장에서는 해당 채권들의 경우 캠코에 넘기기보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하나F&I 같은 부실채권투자기관에 매각하는 방식 등을 택하는 것이 이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2금융권에서 새출발기금 프로그램에 넘기기로 한 것은 당국의 압박이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새출발기금은 예상과 달리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한 대표는 "우리가 부실채권 가지고 있으면 회수하고 추심할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면서 "차라리 부실채권을 캠코에 빠르게 넘기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 또한 “업권 입장에서는 불리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득이 되지 않아도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이같은 압박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 “매입가 또한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정책의 영역이 아닌 시장 영역며 캠코와 회계법인, 은행 간 비즈니스를 통해 결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