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그룹, 간부급 급여 10~20% 삭감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과 주택연금 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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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 국정 철학인 '공동부유'가 현지 민간 기업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각종 규제와 압박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22일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2위 온라인 전자상거래기업 징둥그룹의 류창둥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고위급 임원의 급여를 삭감해 말단 직원들의 복지 개선과 주택보장기금 조성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2023년 1월1일부터 고위급 임원의 급여를 10~20% 삭감하며, 직급이 높을수록 더 많이 삭감될 것"이라면서 회장인 자신이 1억위안을 추가로 기부하고, 일부 계열사에서도 기부를 받아 '직원 자녀 지원기금'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청업체 근로자인 물류 계열사 더방(德邦)익스프레스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들의 5대 보험과 주택연금을 납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물류 업체인 더방은 지난 7월 말 징둥이 5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징둥의 계열사가 됐다. 회사 측은 더방 직원들을 위해 '100억위안' 규모의 주택보장기금을 앞서 설립한 바 있는데, 기금은 순환 무이자 대출 방식으로 운영돼 직원들이 주택구매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류 회장은 향후 10년간 관련 누적 투자액이 수백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서한에서는 "더방 형제를 포함해 5년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E-하우스차이나의 옌위에진 연구원은 증권시보에 "현재 많은 기업이 징둥과 같은 유사한 직원 주택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면서 "근로자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공급과 분배가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복지 및 임금체계 개편은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정부의 '공동부유' 철학에 경영 방향을 맞추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많다. 단속과 제재를 강화하며 기업을 압박하는 중국 당국의 민영 기업 대응 방식에 나름의 생존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회사 포시스바의 윌러 첸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에 "이는 공동부유 캠페인에 해당하며, 중국의 빅테크 기업이 올해 재무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과 급여삭감을 정당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에 앞서 알리바바에 도전장을 내밀며 급부상 중인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핀둬둬는 지난해 농부들의 복지를 위한 15억달러 규모의 수익을 약속했고, 텐센트는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의 두 배인 150억 달러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소기업을 대상으로 5년간 1000억위안을 지원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2 후룬 중국 자선활동 명단'을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중국 내에서 1억 위안 이상 기부자는 모두 49명이며 이들의 기부총액은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에 달한다.


류창둥 회장은 여기에서도 기부 1위 명단에 올랐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증시 공시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보통주 6238만주를 제3의 공익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부액 규모는 20억5000만달러 수준이다. 기부 2위는 음식 배달서비스 플랫폼 메이퇀의 창업자 겸 CEO 왕싱, 3위는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레이쥔으로 각각 20억3000만달러, 20억달러를 내놨다. 후룬은 "자선 신탁은 공동 부유와 중국의 자선 활동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방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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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전략가는 "비용 절감 조치는 매출 성장 둔화와 코로나19 타격 속에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공통 주제였다"면서 "해고와 급여 삭감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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