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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성철 “좋은 사람이 되면 연기도 빛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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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빼미'에서 강렬한 존재감 드러낸 소현세자

배우 김성철.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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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김성철(31)은 삼라만상에 호기심 가득한 총기 있는 눈빛이 매력이다. 또록또록 나아가는 진취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안방을 넘어 충무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그가 좋은 배우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드는 영화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철(31)은 "시사회 이후 이어지는 칭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며 "관객들이 '올빼미'에서 발견한 새로운 얼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그는 소현세자로 분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조로 분한 유해진과 안 감독도 앞서 인터뷰에서 김성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8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는 아버지 인조에게 청나라를 벗으로 삼고 신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직언하며 갈등을 빚는다. 오랜 타지 생활로 얻은 병이 갑작스럽게 악화되며 치료를 받던 중, 비운의 죽음을 맞는다.


김성철은 "'어질다'에 중점을 뒀다. 모든 걸 감싸 안아주는 리더의 모습, 조선에서 볼 수 없는 열려있는 사고방식, 해외 유학파 같은 콘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존 인물에 도전하고 연기하기를 늘 갈망해왔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왕위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세자라는 기록이 안타까웠고,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소현세자는 제가 바라는 이상향 같은 인물이에요. 타인을 감싸주고 고집을 부리지 않고, 타협할 수 있는 인물이죠. 저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편이지만 고집도 있고, 모든 의견에 동의하지 못해요. 이제 고집을 꺾고 타인의 말을 더 잘 들으며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려 해요. 영리한 점은 비슷해요. 같이 작품 활동한 선배들이 저더러 '여우 같다'고 표현해주시는데 제가 할 몫을 다 한다는 칭찬이잖아요. 이제는 그 말을 인정하는 편이에요."

길지 않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 그는 "어떤 작품이든 분량에 대한 욕심은 없다. 임팩트 있는 한 장면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씬스틸러(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연보다 주목받는 조연배우)'는 그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올빼미'에서 크게 연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적당한 캐릭터로 존재하지 않았나. 이제 신스틸러는 그만하고 싶다. 공연할 때부터 들었던 말인데, 저한테 과분한 말"이라며 웃었다.


영화 '올빼미' 한 장면. 사진=NEW 제공

영화 '올빼미' 한 장면.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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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좋은 반응을 물으니 '치트키(게임을 이길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꼽았다. 김성철은 "치트키 같은 배우라는 말이 좋다. 게임을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 이 배우가 극에 나와서 더 수월해지고 원활해진다는 말이라서 좋다. 더는 신(장면)을 스틸(훔친다)하고 싶지 않다(웃음). 극에 잘 어우러지면서 이끌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혜성처럼 업계에 등장한 김성철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바람이 분다'(2019) '아스달 연대기' '그해 우리는'(2021)을 비롯해 영화 '배반의 장미'(2018) '82년생 김지영'(2019) '서치 아웃'(2020) 등에서 활약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이제 그는 무대와 안방을 넘어 충무로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이었다. "'장사리'를 보고 실망했다. '왜 이렇게 욕심이 그득할까' 싶었다. 촬영 때는 뭐라고 해보려고 했는데, 당시 감독님께서 왜 그렇게 많이 도와주셨는지 비로소 알겠더라. 연기를 욕심부리고 잘하고 싶다고 해도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땐 연기가 멋지기만을 바랐는데, 이제 사람이 되자고 느낀다. 좋은 사람이 되면 연기도 발전하지 않을까. 비우고 내려놓게 됐다."


"멘탈이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이상한 자신감도 있어요. '언젠가 되겠지' '누군가 날 찾겠지' 생각한달까요. 미팅이나 오디션에 가면 내가 필요한 사람인지, 그저 보고 싶어서 불렀는지 느낌이 와요.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또 나타날 거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데뷔 후 10년 동안 열심히 살았어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네요. 데뷔하고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했지만, 이제는 안 해요. 내년부터는 계획을 세워보려고요. 앞으로는 제 삶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뭔지 들여다보고 찾아가고 싶어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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