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베일리 조합장 선출 사전집계… 法 "조합장 직무정지"
신임 조합장 선출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우편투표 결과를 사전집계한 재건축 조합과 관련, 법원이 "비밀투표원칙에 반한다"며 신임 조합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우편투표 결과가 사전집계된 것과 관련, 법원이 "비밀투표 원칙에 반한다"며 신임 조합장에 대한 직무를 정지했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전보성 부장판사)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A씨가 신임 조합장 B씨 등을 상대로 낸 조합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최근 일부 인용 결정을 했다.
앞서 이 조합은 지난 2월28일 '조합장 선출을 안건으로 3월16일에 정기총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했다. 또한 문자 사진전송, 우편회송 등 우편투표 방법으로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의하면서, 총 2560의 투표용지를 조합원들에게 인쇄·배부하고 3월15일까지 조합 선거관리위원회로 제출하라고 했다. 투표에 응한 조합원 대부분이 문자 사진 전송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그런데 후보 3명 중 한명이 총회 당일 오전 "저와 B씨의 표가 분산돼 비대위 출신 후보가 조합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중략) 제게 기표해 서면결의서를 제출한 조합원들은 오늘 총회장에 꼭 참석해 입장 시 접수요원에게 서면결의서 철회 의사를 밝히고, 현장 투표용지를 받아 총회장에서 B씨를 찍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문자를 여러 차례 발송했다.
결국 조합원 198명은 기존 의사를 철회해 현장에서 재투표를 진행했고, 기존 조합장이었던 B씨가 비대위 측 후보를 100표 차이로 누르고 신임 조합장이 됐다. 조합원 A씨는 이 같은 선거 과정을 문제삼으며 B씨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우편투표에 응한 조합원 1790명 중 상당수가 문자 전송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이 기표내용을 사전에 집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합 측이 선거일 전 사전집계한 것은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나고, 이미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이 기존 의사를 철회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만일 총회 개최자 측이 서면결의서 내용을 사전에 집계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개최자 측으로서는 총회의 개최를 연기하는 등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생긴다"며 "실제 총회 직전 후보가 돌연 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아울러 "기존 집행부를 지지하는 조합원과 이에 반대해 소위 비대위를 지지하는 조합원이 서로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점, B씨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점 등에 비춰, 이는 기존 조합장으로서 기표결과는 미리 파악하고 있던 B씨가 (사퇴한 후보와 연락하고) 선거에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B씨 측이 제기한 가처분 이의 사건은 같은 재판부 심리로 23일 진행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