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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오일머니' 월드컵에 대한 불편한 시선

최종수정 2022.11.25 13:06 기사입력 2022.11.23 07:00

글로벌 경제에 구원투수 역할 전망 불구
막대한 자금력 앞세워 글로벌 스포츠 장악
카타르월드컵 시작하자 마자 곳곳서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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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두환 트렌드 매니징에디터]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2017년은 대전환의 해다. 그해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석유 의존도를 50%로 낮추고 경제구조를 개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사우디 개혁의 중심에 선 인물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다. 그의 파격적인 ‘탈(脫) 이슬람근본주의’ 행보는 중동은 물론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빈살만 못지 않은 파격적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 있다. 바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다. 2013년 당시 33세의 젊은 나이에 왕위를 계승한 그는 취임 일성으로 "카타르만의 비전을 고수하겠다"며 주변 국가와의 단교도 불사하면서 부친이 추진한 개혁개방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초부터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등 서방의 주요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서방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구축했다. 이슬람 개혁개방에 가장 앞선 젊은 지도자인 셈이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중동 국가들의 개혁개방 정책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 때문에 더 주목받는다. 탈(脫) 석유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가뭄에 단비가 되고 있어서다.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를 위해 300조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불리는 64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영역으로 넘어오면 오일머니의 공세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중동 부국들이 스포츠를 돈잔치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이미 타밈 국왕은 왕세자 시절인 2011년 프랑스 축구 리그1의 명문 구단인 파리생제르망을 사들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뉴캐슬유나이티드는 지난해 사우디 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팔렸다. 매각 금액은 3억500만파운드(약 5000억원). 최근에는 두바이 국부펀드인 두바이인터내셔널캐피털(DIC)이 EPL 리버풀 구단 인수를 위해 43억파운드의 천문학적 금액을 제안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20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 역시 이미 크고 작은 뒷말로 개운치가 않다. 카타르는 러시아월드컵의 17배에 달하는 307조원의 돈을 쏟아붓고 더위를 피해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을 성사시켰지만 출발부터 삐걱댄다. 개막전 경기에서는 자국 대표팀 경기임에도 전반전 종료후 현지 관중들이 대거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관중석 곳곳이 비는 사태가 발생했다. 돈으로 사들인 4명의 귀화 선수가 포함된 카타르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 여성에 대한 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큰 이슈에 가리긴 했지만 한국 역시 중동 자본의 힘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 한국은 코로나19로 중국이 포기한 이 대회 개최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을 제시한 카타르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2027년 개최 예정인 다음 대회 유치를 염두에 둔 사우디가 카타르를 측면지원하고 나선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에서 중동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오일머니의 위력은 강력하다. 그런데 이 힘은 오히려 스포츠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세계 스포츠계가 떠안게 된 새로운 고민이다.


정두환 트렌드 매니징에디터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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