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주유엔대사 "안보리 개혁, 정기 투표로 비상임이사국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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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안으로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비상임이사국 수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영구적 지위를 가진 상임이사국의 수를 더 늘리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유엔 안보리의 대표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개혁 관련 총회에서 "단순히 상임이사국의 수만 늘린다면 장기적으로 안보리의 융통성과 지속 가능성, 대표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사는 먼저 각국이 안보리 개혁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적어도 3가지 공감대를 찾았다고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보리 회원국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좋든 싫든 5개 상임이사국(P5)의 특권을 폐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변경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업무 방법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다만 상임이사국을 확대하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현재 상임이사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이다. 한번 상임이사국이 되면 영구적으로 지위를 유지한다. 이들 중 단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안보리 통과가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절대 권력을 쥐는 구조다.

황 대사는 "상임이사국 확대는 기본적으로 유엔 헌장 23조에 특정 국가 명을 추가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단 이름을 추가하면 이를 바꿀 수 없다"고 꼬집었다.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의 경우 현재 헌장 내에 중화민국, 소비에트연방으로 적혀 있다. 그는 "헌장에 적힌 이름조차 수정할 수 없다"며 수십년간 국제 정치의 미래와 주요 강대국들의 흥망성쇠를 누가 예측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영구적인 지위로 인해 오히려 미래 국제정세의 변화를 오히려 따라가기 힘든 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황 대사는 대안으로 정기적인 투표를 통해 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안보리가 끊임없이 진화하는 국제 현실을 반영하길 원한다면 정기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일부 국가는 상임이사국을 '선출'할 것이라고 하지만,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의석을 일회성 투표로 뽑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선거가 아니라"라고 꼬집었다.


황 대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헌장 23조에 특정 국가의 이름을 추가하고 이 이름이 영원히 남는 것이 될지, ▲확대된 의회에서 정기 투표를 실시해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될지 궁극적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선거의 구체적 방식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영구적인 이사국을 추가한다는 개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안보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 현실을 반영하고, 장기적으로 더 지속 가능해지고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임이사국 확대 주장은 독일, 일본, 인도, 브라질 등 유엔 내부에서 이른바 G4로 불리는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바버라 우다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독일과 일본, 인도, 브라질 등 구체적인 국가 이름까지 언급하면서 상임이사국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도 한국처럼 상임이사국 확대 방안을 반대하고, 일반 이사국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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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는 상임이사국과 일반 이사국을 모두 늘리자는 것이 미국의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반면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일부 국가의 사익을 채우는 데 유엔 개혁이 악용돼선 안 된다"고 기존 체제 유지를 주장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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