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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는대로 '성지' 갑니다"…수험생 노린 불법보조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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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수능 이틀 뒤로 다가와
"아이폰14 바꿀 것" 수험생 대기 수요
실망 안긴 아이폰14 일반형 라인도 '인기'
아이폰 전반 재고 적어 물량 부족
단통법 위반에도 성지 수요는 지속

14일 오후 아이폰14 시리즈 지원금을 문의하기 위해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의 휴대폰 판매점들을 방문했다. 사진=차민영 기자

14일 오후 아이폰14 시리즈 지원금을 문의하기 위해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의 휴대폰 판매점들을 방문했다. 사진=차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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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 김민정(가명)씨는 수능이 끝나는대로 애플의 신작 아이폰14 시리즈를 구매할 계획이다. 통신 3사를 통틀어 11만~15만원 수준에 불과한 아이폰 시리즈 특유의 짠물 공시지원금에 인근 '휴대폰 성지'를 찾아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여볼 예정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마저 100만원이 훌쩍 넘는 탓에 선뜻 기기 제값을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럽다.


14일 오후 방문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의 판매점 4곳에서는 SK텔레콤의 8만9000원 요금제로 선택약정을 적용했을 때 아이폰14 일반형(기본·플러스(+)) 라인 기기변경 지원금으로 40만원 안팎을 제시했다. 매장별 차이는 존재하지만 38만~42만원이 대부분이었다. 아이폰14 128GB 제품 출고가는 125만원으로 85만원대까지 실구매가가 낮아진다. 통신 3사 중 지원금이 가장 높은 LG유플러스의 경우 5만~10만원에 달하는 부가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출고가 15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4 프로형(프로·프로맥스) 모델들은 선약·기변 조건 하에서도 지원금이 20만원에 그쳤다. 일반형의 절반 수준으로 경쟁사 제품인 '갤럭시Z 플립4' 등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지원금이다. Z 플립4의 경우 256GB 모델 실구매가가 공시지원금과 별도 추가 지원금 합산 기준 출고가(135만3000원)의 3분의1인 4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두 달 전 9월 아이폰14 시리즈 사전예약 때와 비교해 때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7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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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비밀 채팅 등에서는 최근 아이폰14 일반형 라인 지원금이 60만~70만원까지 높아졌다는 글들이 게시됐지만 실제 그정도는 아니었다. 일반형 라인은 노치가 사라지지도 않고 아이폰13과 동일한 A15 칩을 탑재해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겼으나 여전히 인기다. A판매점 직원은 "코로나19로 애플 중국 공장이 폐쇄되면서 일반·프로 가리지 않고 수급 물량 전반이 줄었다. 애플은 원래도 지원금을 많이 주지 않아 삼성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라고 짚었다.


수능이 끝나 아이폰14 시리즈향 지원금이 늘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험생들의 대기 수요는 많다. 판매점들은 "내주 수능이 끝난 뒤 통신사들이 이벤트를 열겠지만 큰 가격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들의 글 상당수가 눈에 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수능날 당장 아이폰14 프로로 바꿀건데 물량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지원금의 실체는 불법 보조금이다. 이는 현행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위반되는 사항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 삼성과 달리 별도 지원금이 거의 없는 애플 특성상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사에 기댈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경기도 어렵고 하니 하반기 들어 통신사들이 판매점 장려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지의 경우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단통법 제정 이후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줄이는 분위기는 확연하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번호이동(MNP) 건수는 2017년 이후 2021년까지 5년 연속 줄었다. 올 들어서도 월 40만건을 넘긴 때는 1월뿐이다. 10월 건수가 9월 대비 반짝 늘었지만 하반기 건수는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상승세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게 KTOA 측 설명이다. 실제 판매점들도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간 지원금이 고르게 배분되다 보니 무리한 번호이동을 권유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각에선 아이폰14 시리즈 대신 전작들로 눈을 돌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자들을 노린 틈새 전략도 나오고 있다. KT는 지난 1일 아이폰12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50만~70만원 수준으로 인상했다. 2년 전 출시 당시 아이폰12프로와 프로맥스의 공시지원금은 14만7000원에 불과했는데 최대 55만원 넘게 오른 셈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아이폰12 공시지원금은 각각 11만~50만원, 40만~55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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