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바이든-習…더 강해진 수퍼파워 , 오늘 첫 대면회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서 대면회담
美 펠로시 대만 방문 후 단절된 대화 재개
정치적 상황 감안하면 실질적 협상은 어려워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대면 회담에 나서는 가운데, 양국 무역·경제 이슈와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사실상 끊겼던 양국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는 의미에서 주목도가 높다. 특히 시 주석이 지난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해 향후 2년간 안정적으로 대외 정책을 펼칠 기반을 마련한 상황에서 열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과의 갈등 대신 경쟁을 원한다"고 전제하며 이번 회담을 양국 긴장 완화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시사했다.
◆美·中, 북핵 이슈 등 민감 현안 논의 전망=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발리의 한 호텔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는 반도체 수출통제를 비롯한 대중국 경제 제재, 무역 마찰, 중국 내 인권 문제,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두고 서로 의중을 살피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별도의 공동성명이 나오지는 않는 대신 양국 정상의 진솔한 대화가 오갈 것이라면서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에서 협력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결과물보다는 두 정상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일종의 '레드라인(한계선)'을 파악하고 양국 관계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3일 캄보디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우리는 레드라인이 어디에 있고 향후 2년간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진솔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레드라인을 언급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표현만 다를 뿐 극심한 대립이나 충돌을 피하자는 의미"라고 전했다. 실제 어떠한 대화가 오가든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치닫던 긴장 완화엔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양국 정상의 정치 이벤트인 중간선거, 당대회가 모두 마무리가 된 시기라는 점에서 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이러한 긴장 완화 노력이 확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대만과 관련해서는 이미 중국의 레드라인에 속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자마자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경우 동북아 주둔 미군을 늘리겠다"고 밝히며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고 나선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차례의 화상 회담 또는 전화 통화에서 대체로 언급이 적었던 북핵 이슈를 이번에는 일찌감치 의제로 거론한 것이다. 이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미군의 동북아 보폭 확대를 경계해 온 중국 측에 북한의 도발 저지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북한발 위협과 관련해 “북한이 계속 이런 길을 걸으면 역내 미국의 군사 및 안보 존재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전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최악의 행동을 제지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최근 3연임 체제에 돌입한 시 주석이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미국의 압박을 일축할지, 경제 및 대만 문제와 연결된 미·중 관계를 원만히 풀어가기 위해 북한 핵실험에 선을 그으려 할지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이달 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무기 사용을 반대한 점을 들어, 북한의 핵실험에도 부정적 입장을 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당대회 이후 특사단 방북 등을 통해 본격적인 중재자 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질적 성과 기대치는 낮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미 여러 차례 대면 접촉한 바 있는 관계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부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시진핑 당시 부주석은 8차례의 만남을 가졌었다. 두 사람은 베이징 청두에서 회담과 식사를 하기도 했고, 쓰촨성의 깊은 산골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밀도 있는 관계를 구축했다. 시 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2015년 미국을 국빈 방문한 때에도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두 정상이 발리에서의 회담을 거쳐 예민한 현안들이 적절한 해법을 찾거나, 양국 간 냉각기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3연임을 확정한 뒤 3기 지도부를 이제 막 출범시킨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대만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을 이미 내뱉었다. 조기 레임덕 위기를 겨우 넘긴 바이든 대통령 역시 재선을 원한다면 대중 압박의 수위를 조절하는 태도를 보이긴 어렵다.
중간선거로 입지를 강화한 바이든 대통령도 시 주석과 회담에서 경제 및 안보, 인권, 대만문제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시 주석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중국과 책임있게 경쟁하겠다고 밝히고 한국, 일본과 양자·3자 회의에서도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CNN은 "10년 전 미·중 간 긍정과 낙관주의는 상호 의심과 적대감으로 바뀌었다"면서 "무역, 기술, 지정학 및 이념 전반에 걸쳐 긴장이 고조된 미·중 관계가 수십년래 최악의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의에 대한 기대가 낮다"며 "강화되는 강대국 경쟁에 갇힌 미국과 중국은 대만,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기술 이전 등의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회의를 거쳐 유일하게 도출될 수 있는 결론은 '제한된 희망'일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1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기대하는 바를 묻는 질문에 "미국은 중국과 마주하며 이견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상호 이익과 협력을 촉진하며, 오해와 오판을 피하고, 중미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올바른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면서 "미국이 진정으로 상호 존중 정신에 입각해 세계 안정·발전을 유지하는 데에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며 미국과의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날 자오 대변인은 러중 관계가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하며, 관련 의견을 묻는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매우 견고하고, 서로의 가장 큰 이웃이자 전면적인 전략적 파트너로서 제3자에 대한 비동맹, 비대립, 비타겟팅 원칙을 견지하고 협력을 발전시켜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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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회담은 2시간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뒤인 이날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10시30분)에 미국 언론등을 상대로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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