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머리띠 다음은 각시탈...곁가지에 수사력 낭비하는 특수본
'각시탈 의혹' 참고인 조사…무혐의로 종결
윗선 수사도 준비해야 하는데…온라인 의혹 수사
"정작 중요한 시스템적 결함 발견 못할 수도"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일명 '각시탈 의혹'까지 조사를 마치고 무혐의로 판단했다. 윗선 등 수사해야 할 범위가 넓은데 곁가지에 수사력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특수본은 전날 각시탈 의혹 참고인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특수본은 이들이 뿌린 액체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위스키인 '짐 빔'인 사실을 확인했으며 무혐의로 판단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각시탈 의혹은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서 남성 2명이 미상의 액체를 고의로 뿌려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내용의 영상이 유포되면서 생겼다. 처음엔 이 액체가 미끄러운 아보카도 오일이라는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졌다. 이에 특수본은 지난 7일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이며 촬영된 영상의 위치도 참사 현장이 아니라고 이미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다시 각시탈 의혹을 꺼내면서 군불을 지폈다. 그는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각시탈 의혹 2명을 두고 "어떤 불순세력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물었다.
특수본은 각시탈 의혹 이전 '토끼 머리띠 의혹'도 조사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들이 참사 당일 군중들을 밀었다는 이 의혹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됐다. 당시 토끼 머리띠 남성으로 지목된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이동경로를 공개하는 등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지난 1일 경찰은 A씨에 대해 사실 여부를 조사한 이후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현재 특수본은 윗선 수사 등에 신경 써야 할 상황인데 필요 없는 데 힘을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수본은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등도 수사대상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고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해밀톤호텔 등을 이미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 인력은 514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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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정치에 경찰 수사가 휘둘리고 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미 들여다봤던 내용을 또다시 살펴보는 상황"이라며 "정작 중요한 시스템적 결함을 밝혀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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