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태원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이에 맞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분향소 한편에 긴급의료지원단이 운영하는 진료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를 찾은 유족과 조문객들의 건강을 살피겠다는 취지였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의협을 포함, 13개 보건복지 단체가 참여한 ‘13보건복지의료연대’가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원팀으로서 각자의 영역에서 부상자와 유가족에 대한 트라우마 극복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지원에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참사로 온 국민이 크고 작은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서 제외된 단체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대한간호협회(간협)다. 의협이 운영하는 합동분향소 진료소 지원에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함께 했다. 13보건복지의료연대에는 간협이 포함돼 있지 않다. 당연한 게 13보건복지의료연대 자체가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보건의료 직역 단체들로 구성된 연대체다. 간협은 이들과 별개로 이태원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성명을 내는 한편 정신간호사회와 함께 정부 재난심리 지원 참여, 온라인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 국민이 충격을 받은 참사 앞에서마저 의료계가 ‘네 편, 내 편’으로 나뉜 셈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지난 5월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찬반 양측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졌다. 국회 앞 1인 시위, 궐기대회 등 의료현장이 아닌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특정 사안에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극심한 갈등은 간호법이 제정되든, 제정되지 않든 이후에도 어느 한쪽에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서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펼친 재난의료지원팀(DMAT)은 보통 의사 1명, 간호사 1명, 응급구조사 1명으로 구성된다. 간호법 갈등은 잠시 뒤로하고 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