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관 사과 자리냐…행안위, '맹탕' 현안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추모만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도대체 왜 국회가, 행정안전위원회가 들러리를 서야 합니까!"(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지금 나오는 내용 중에 모르는 게 뭐가 있습니까. 다 알아요. 언론에 나오는 내용을 다 총망라해서 보고한 것인데."(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는 40여분 만에 끝났다. 이태원 참사에 책임이 있는 행정안전부, 경찰청, 소방청 등을 소관하는 상임위원회가 사고 직후 연 회의치고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행안위원들의 마이크는 위원들의 요청에도 한순간도 켜지지 않았다. 여야 간 합의로 현안질의는 하지 않고 정부 당국의 보고만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고 수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안 질의는 하지 않겠다는 게 여야 간 합의 사항이었지만 그럴 거면 굳이 당국자들을 국회로 부를 이유가 있었냐는 의문이 생긴다. 더욱이 장관과 경찰청장 등이 이날 보고한 내용은 이미 언론에 공개된 것이어서 새롭지도 않았다.
이번 현안 보고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여당은 현안 보고를 애도 기간 후로 미뤄야 한다고 했지만, 야당은 행안위가 사고 직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보고라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결론적으로는 ‘보여주기식 보고’가 됐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장관의 사과와 현안 보고가 미흡하다면서 책임을 물을 사람을 찾고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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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성과라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공식적인 첫 사과를 끌어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질의도 없이 국회가 굳이 나서 장관이 사과 발언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으로 남는다. 이런 현안 보고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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