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부동산 PF…'브릿지론' 부실이 최대 뇌관
금리인상, 레고랜드 ABCP 디폴트 사태로 돈줄 말라
자금조달 우려, 브릿지론서 본 PF로 연결 어려워
"정부 지원 불구, 시장 경색 해소 위해선 시간 더 필요"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증권사의 짭짤한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 ‘브릿지론(Bridge Loan)’이 부실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금리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발 ABCP(자산유동화증권) 지급보증거부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에 돈줄이 빠르게 마른 탓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넘어가는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공사비 증가로 미분양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레고랜드 발 ABCP 지급보증 사태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자 PF로 넘어가는 사업장에 자금을 대주겠다던 대주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부동산 PF에서 증권사의 역할은 은행과 보험사 등 대주들로부터 돈을 끌어모아 시행사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이다. 이 중 브리지론은 시행사들이 본 PF를 시작하기 전 토지매입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잔금 대출 등을 받는 것을 말한다.
브릿지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 PF로의 연결이다. 시행사가 브릿지론을 통해 토지매입, 인허가 등 이슈를 처리하고 본 PF를 일으켜야만 증권사들이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브릿지론에서 대주를 구하지 못해 본 PF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 증권사의 손실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만기 연장 또는 자금 회수가 집행되게 된다. 자금회수가 집행될 경우 시행사의 현금 동원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상환에 실패한다면 증권사들은 큰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만기 연장 결정이 나더라도 시행사에 높은 금리는 부담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서울보다는 대구, 경북, 세종 등 지방 사업장 중심으로 부실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브리지론의 금리가 평균 6~7%였다면 지금은 곱절인 15%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금융시장 경색으로 PF가 사실상 멈춰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 중심으로 부실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증권사의 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을 보면 하이투자증권(47%), BNK투자증권(35%), 현대차증권(31%), 다올투자증권(31%), 교보증권(29%), 유진투자증권(26%) 순으로 대부분이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물론 브릿지론 내에서도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나뉘어 있어 물건별로 위험성은 다를 수 있다. 선순위로 들어간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담보 비율(LTV)을 50%로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난하게 원금 회수를 집행할 수 있다. 다만 중소형증권사가 보유한 브릿지론은 통상 선순위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중·후순위 비중이 높게 형성돼 있다.
정부가 부동산 금융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지원 카드를 내놓았지만, 시장에 활력을 제공해 주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PF 사업의 ABCP 만기가 돌아왔을 때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대상으로 약 3조원 규모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BCP 규모만 매달 10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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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지원 규모가 사실상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 경색을 완전히 해소해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시장 분위기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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