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국내서 첫 ‘녹색채권’ 발행…1200억원 규모
한수원, '1200억' 녹색채권 발행…만기 3~30년 세분화
국내 녹색채권 발행은 처음…K-택소노미 활용 사례
신재생 등에 투자 계획…'원전 녹색채권'도 발행 전망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12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국내에서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킨 만큼 한수원의 녹색채권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수원은 K-택소노미를 활용해 이르면 이달 말 12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 만기는 최단 3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세분화됐다. 한수원은 회사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발행 만기와 만기별 금액을 조정하기로 했다. 금리는 발행일 전날 국고채 기존 수익률에 인수기관 가산금리를 반영해 결정된다.
국내 녹색채권은 처음…‘K택소노미’가 배경
한수원은 이번 주 내로 금융위원회에 녹색채권 발행 규모와 시점을 일괄신고할 방침이다. 일괄신고제는 은행,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등 회사채를 자주 발행하는 기업만 쓸 수 있는 제도다. 일괄신고제를 활용하면 수요예측 의무가 면제된다.
한수원의 녹색채권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녹색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앞서 한수원은 2018년 해외 시장에서 5년 만기로 6억달러(863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녹색채권)를 발행했다. 다만 한수원이 아직 국내에서 녹색채권을 발행한 적은 없다.
한수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녹색채권 발행에 나선 배경은 K-택소노미에 있다. K-택소노미는 친환경·저탄소 등 녹색 경제활동을 구분하는 제도다. K-택소노미가 규정한 녹색 경제활동으로 분류되면 저리(低利)의 녹색채권 발행 등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수원은 올 상반기부터 환경부가 주관하는 K-택소노미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K-택소노미 초안을 활용해 녹색금융 제도 기반을 다지는 사업이다.
원전 자금 조달도 가능…‘돈맥경화’ 불똥 우려
이번에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원전이 아닌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양수발전소에 투입된다. 녹색채권 자체가 지난해 말 원전이 빠진 채 수립된 K-택소노미 초안에 기반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K-택소노미 개정안에 원전을 포함한 만큼 조만간 ‘원전용 녹색채권’의 발행도 예상된다.
변수는 최근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회사채 시장 상황이다. 국내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돼 한수원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채권시장 자금 흐름이 위축되는 ‘돈맥경화’ 현상이 길어지면 향후 원전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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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전날(24일) ‘50조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에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조성하고 KDB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 규모를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2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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