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태 '일파만파' 대리점·낙농가도 "살길 막막"…도덕성 논란도
'사업 종료' 푸르밀 파장 커져
직원들 '분노'…내주 잇따라 시위
대리점·낙농가도 피해…"죽으란 얘기"
유통업체, 대체 업체 물색중…줄소송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푸르밀의 사업 종료로 인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폐업 전까지의 무책임한 경영 상황을 비롯해 신준호 회장이 올해 초 퇴사 당시 퇴직금 30억원을 챙겨갔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논란으로까지 불이 옮겨붙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내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400여 명의 전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 및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수년간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누적 적자가 커졌으나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다. 앞서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추진했다가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당장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정직원 약 350명과 협력업체 직원 50명, 배송 기사 150여명을 비롯해 500여개 대리점 점주들과 직원 등 1000명 이상의 인원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푸르밀 직원들과 대리점주 등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건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 푸르밀 대리점을 운영하는 대리점주 김용석씨(41·가명)는 “한순간에 가정이 파괴될 처지에 놓였는데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면서 “대리점을 운영한 지 1년이 안 됐거나 심지어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점주들도 있는데 이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푸르밀 본사 소속 6년 차 직원 이재환 씨(34·가명)도 "다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고 약 2년 전부터 이직하는 직원들도 많아졌지만 이런 식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회사에 다니다가 이직하는 것과 해고된 상황에서 직장을 옮길 준비를 하는 것은 아주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푸르밀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지만 (사측은) 전 직원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중"이라며 "이는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과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사업종료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한편 법적 대응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와 원유를 공급하던 낙농가, 푸르밀 제품을 운반하던 화물차 기사들은 다음주 중 서울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전날 세종 고용노동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위원장은 푸르밀 사태와 관련해 노동부가 진상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CU, 이마트24 등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었던 유통업체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사업 종료와 관련한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이를 대체할 제조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대체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푸르밀에 원유를 납품해온 낙농가도 마찬가지다. 아직 계약이 남은 단체 급식업체와 군 등 일각에서 줄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르밀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도 피해가 크다. 통상 대리점을 인수할때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 종료로 이를 모두 날리게 된 경우도 부지기수다. 낙농가도 마찬가지다. 푸르밀에 원유(原乳)를 납품하는 농가들은 하루아침에 납품처가 사라지게 된 상황이다. 이들 역시 오는 25일 푸르밀 본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들을 비롯해 푸르밀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단체 급식업체와 군 등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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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밀 홈페이지는 지난 17일 사업종료 통보 이후부터 현재까지 계속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으로 유명한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에서 2007년 4월 분사해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푸르밀은 지난해부터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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