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부동산 PF대출 부실 경고음
미분양 늘고 경기침체시 대출회수 난항
한은, 증권사 보증채무 부실 가능성 주시
빅스텝 등 금리 더 오르면 위기 본격화

/문호남 기자 munonam@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부동산 PF대출 건전성 악화 가능성을 지적해온 한국은행도 최근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자 PF대출 부실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유동성 경색 국면에서는 작은 충격도 파장이 클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점검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침체 우려에 미분양이 늘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동산 PF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 사업권을 담보로 증권사 등 금융사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사는 시행사에 채무보증이나 직접 대출을 해주고 보증 수수료와 이자를 얻는다. 과거에는 주로 은행과 대형 시공사를 중심으로 PF 자금 조달이 이뤄졌으나 지금은 증권사와 제2금융권 등도 대거 시장에 들어와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금융사가 개발 사업에 돈을 대주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경기 둔화기에는 리스크가 매우 커진다. 부동산 PF 자체가 향후 개발 사업을 통해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상황에선 자금회수에 난항을 겪는다. 따라서 개발 사업이나 분양에 문제가 생기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대출을 해준 금융사까지 줄줄이 타격을 받는다.


한은은 집값 급등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에도 이미 부동산 PF대출 관련 보증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며 추후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당시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PF 보증 수요가 늘자 증권사들이 수익성 높은 신용공여형 보증을 확대했다"며 추후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의 분양이 둔화할 경우 시행자의 현금흐름이 악화해 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부동산 PF대출은 집값 상승과 함께 급격히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112조2000억원으로 2019년(71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2014년 이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평균 14.9%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가 150조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한은은 당장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눈에 띄는 건전성 악화 신호는 없다면서도 추후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PF대출 채권을 가지고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하는데, 증권사들이 보통 보증을 한다"며 "여기서 부실이 가장 먼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점을 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ABCP는 증권사가 부동산 PF대출 채권을 유동화해 다수의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을 의미하는데, 이게 무너지기 시작하면 부실이 도미노처럼 확산할 수 있다.

AD

한은은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PF대출을 둘러싼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서 부동산 개발 수익성이 나빠지면 시장 침체로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어 대출 자금 회수에도 경고등이 켜질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단기금융시장이 유동성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계속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