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기기 머리 착용 뒤 전자기적 자극
최근 재택치료 가능성 연구도 진행
인지능력 저하 등 뇌졸중 후유증 치료

약물복용 거부 환자에게도 큰 효과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처방 3개월 만에 6000건 넘어서

김연희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운데)가 재활 환자의 전자약 치료를 지도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김연희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운데)가 재활 환자의 전자약 치료를 지도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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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디지털치료제(DTx)와 함께 차세대 치료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전자약’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DTx가 불면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매, 중독 등을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라면,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에 직접적 자극을 줘 치료하는 하드웨어로 볼 수 있다. 전자약은 현재 뇌졸중 후유증 재활, 우울증 등을 중심으로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어 DTx보다 개발 및 적응증 확대가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뇌에 직접 자극…재택치료도 가능

전자약과 DTx의 가장 큰 차이는 직접적으로 신체에 자극을 주는지 여부다. 전자약은 특정 기기를 머리에 착용한 뒤 전자기적 자극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부 의료기기적 성격도 갖는다. 대체로 치료기기와 전문 인력이 갖춰진 병원 내에서 처방과 치료가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재택치료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팀이 최근 만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경두개 직류자극 전자약’ 재택치료 시행 효과를 입증한 것이 대표적 성과다. 이 전자약은 환자 머리에 전극을 붙인 뒤 전류를 이용한 뇌 자극을 줘 뇌졸중 환자 상당수가 겪는 인지 능력 저하, 우울증, 실어 등 다양한 후유증을 치료한다. 종래에는 재활을 위해 치료 장비가 모두 구비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연구팀은 환자 26명을 진짜 전자약과 가짜 전자약 2개 투약군으로 나눈 뒤 온라인 원격 감시 방식을 통해 재택치료를 시도했다. 환자들은 사용법을 미리 교육받았고, 임의로 장비를 설정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결과, 진짜 전자약 사용 그룹의 인지 기능 점수는 최대 30%까지 향상됐다. 전자약을 통해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집에서도 꾸준한 재활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앞으로 재활 치료가 나아갈 방향은 병원 밖에서도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라며 "원격 감시하에 진행한 전자약 치료가 실제 효과가 있었고,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도 함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레인의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사진제공=와이브레인]

와이브레인의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사진제공=와이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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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감 적고 효과 커

전자약의 장점 중 하나는 약물 복용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도 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에 기기를 착용만 하면 돼 치료받는 동안 불편함이 크지 않고, 직접 뇌에 전자기적 자극을 가하는 만큼 뇌 관련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그만큼 전자약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6월 비급여 고시를 통해 병원 내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기 시작한 와이브레인의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3개월여 만에 원내 누적 처방 건수가 6000건을 넘어섰다. 마인드스팀은 경증 및 중등증 우울증 치료를 위해 재택 확증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국내 다기관 임상에서 6주 동안 매일 30분씩 마인드스팀을 단독으로 적용했을 때 우울증상의 관해율이 62.8%로, 기존 항우울제의 관해율(약 50%)보다 높은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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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영 한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존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거부감이나 약물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자약을 병용치료 요법으로 활용할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택사용의 강점 또한 환자들의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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