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강달러 후폭풍…외환위기 대비를
1980년대와 유사한 현재
안정 최우선…수출 늘려야
[아시아경제] 한국 경제는 그동안 대중국 무역흑자로 외환위기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었다. 한국의 무역구조를 보면 중국에서 연간 약 200억달러, 미국과의 교역에서 약 150억달러 흑자를 내고 일본에 대해서는 약 200억달러 적자를 내고 있었다. 중국에서 흑자로 일본과의 적자를 메꾸고 미국과의 흑자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 대외신인도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미·중 패권다툼으로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감소하면서 중국경제의 저성장으로 인한 한국 경상수지 악화가 우려된다.
또 다른 도전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가능성이다. 역사는 반복한다는 말과 같이 미국이 지금과 같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은 1979년과 198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미국은 2차 석유파동으로 인플레이션이 14%까지 높아졌고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10%대에 있던 정책금리를 22%까지 높이는 고금리 정책을 사용해 물가를 잡았다. 고금리로 달러는 강세를 유지했고 미국은 경기침체를 겪었으며 무역적자는 확대됐다.
당시 레이건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킨 후 1980년 후반부터 무역적자에 대응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먼저 강달러로 약세가 된 일본과 독일 통화의 평가절상을 시도했다. 다음 조치는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이었다. 일본과는 1986년 1차 반도체 협상과 1991년 2차 협상을 통해 수입을 규제했고 다른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해서도 시장개방과 관세부과 등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했다. 이런 미국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일본은 20년 경기침체를 겪었다.
이번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은 1980년대 초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와 같이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으며 Fed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높이고 있다. 엔화를 비롯한 무역상대국의 통화는 큰 폭으로 절하되고 있으며 강달러로 인해 이미 미국의 무역수지는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고금리정책 이후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할 경우 한국 경상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악화는 곧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또다시 외환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한국경제는 지금도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해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위기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금리차이를 줄여야 하나 큰 폭의 금리인상은 가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버블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 정책당국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현재의 위기를 피하는 동시에 미국 금리인상 이후 후폭풍을 피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이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높여 금융위기의 위험을 낮추고 동시에 수출 증대에 의해 대외 신인도를 높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방법이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국에 편중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출진흥회의를 수시로 열어 대외경제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수출이 늘어날 경우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인 보호무역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응할 수 있어 한국경제는 위기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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