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후…쌀 시장격리 혈세 23조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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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정부가 2005년 공공비축 제도 도입 이후 쌀 시장격리에 투입한 예산이 총 2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매년 쌀 적정 재고 유지를 위해 공공비축미를 사들이고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남아도는 쌀을 대신 매입하는 데 쓰인 혈세다. 그사이 쌀 수급 불균형은 고착화하고 재정 낭비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야권에서는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어 시장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본지가 공공비축제 도입 첫해인 2005년부터 올해까지 시장격리와 보관비 등 제반 비용을 따져본 결과, 소요 예산 규모가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공공비축 및 시장격리 매입비용 추정치(약 2조원)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집행한 예산만 20조원을 돌파했다. 공공비축에 쓴 예산은 총 12조8316억원(654만2000t)이며 별도의 시장격리(9회·253만3000t)에는 4조4935억원이 들어갔다.

수매한 쌀을 비축기지에 보관하는 비용도 3조5000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올해 수확기 기준 역대 최대로 진행하는 90만t의 공공비축과 시장격리에는 각각 1조원 내외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쌀 가격이 20% 이상 급락하자 쌀 예상 생산량의 23%가 넘는 물량을 정부가 급히 사들이는 것으로, 평년(8.3~18.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년 넘게 이어진 쌀 공급과잉 추세 속에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빠르게 감소하면서 정부가 가격 방어를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매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소관 부처 농식품부와 여당이 반대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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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호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그동안 공익형 직불금 등으로 농가의 소득은 보장하되 특정 품목에 대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에 의해 수급 균형을 모색한다는 농정 기조를 유지해왔는데, 야당이 주장하는 시장격리 의무화 법안(양곡관리법) 개정은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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