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美·中·러 동시에 흔드는 北 7차 핵실험 임박설
北 순차적 도발…"6차 핵실험 당시와 흡사"
"中 당대회, 美 중간선거 사이 7차 핵실험 유력"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을 중심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7차 핵실험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2017년 6차 핵실험 직전 상황 때와 같이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 시험을 전개하면서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한 정치적 일정이 연달아 열리는 점도 기습적인 핵실험 단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7차 핵실험을 매개로 중국,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적극적인 대북 정책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의 3국 공조가 기존보다 훨씬 강화되면서 새로운 공동 방어체계가 구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년 만에 日 영공 미사일 통과… 6차 핵실험 데자뷔
미국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난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통과시킨 것이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협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2017년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시작으로 그해 8월 초에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했다. 이후 8월29일 6차 핵실험을 앞두고 화성-12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바 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인 9월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당시 유엔 안보리가 소집돼 만장일치로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했다.
북한이 이후 5년 만에 다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핵실험 수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의소리(VOA)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올 들어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한데 이어 중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했고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는 분명하게 핵실험을 향한 수순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7차 핵실험 최적 시점은?… 中 당대회·美 중간선거 사이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대형 정치행사를 앞두고 핵실험의 최적 시점을 모색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러 지정학적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상황에서 핵실험 카드를 통해 대미 협상을 최대한 유리하게 끌고 가려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요 싱크탱크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16일 열릴 예정인 중국의 20차 당대회와 다음 달 8일 열리는 미국의 중간선거 일정 사이에서 7차 핵실험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20차 당 대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중요한 정치행사로 평가된다. 미국 중간선거 역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정국 주도권과 직결돼있다. 두 정치행사 사이에서 핵실험 카드를 꺼내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동맹국인 중국의 중요한 정치행사 전까지는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그 이후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까지는 최적 시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여러 현안에 둘러싸여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인 만큼 핵실험 문제를 중요한 협상카드로 부각시키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각종 지정학적, 정치적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미국은 지금 당장 북한의 움직임에 만족할 만한 대응책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환경은 북한과 김정은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 점령지 합병도 이례적 공개지지… 北·中·러 연대 과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동북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면서 미국도 앞으로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적극적인 대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본보다 3국 간 공조가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안보체계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언론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전쟁이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상황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도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안보리 규탄성명 채택이 불발됐다.
북한도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을 이례적으로 공개지지했다. 지난 4일 북한 외무성 조철수 국제기구국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로의 통합을 지향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상기 지역들을 자기 구성에 받아들인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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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 러시아 3국이 연대를 과시하며 동북아 전체 안보를 위협하게 되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각 공조도 향후 더 강력한 방어체계 구축으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위기상황은 향후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간 통합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검토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현실화된다면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획기적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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