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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오른 LNG 수입 가격…최악의 '에너지 한파'에 국내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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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러-우 전쟁이 촉발
수입 원자재 비중 큰 韓석유·화학업종 타격
1년 새 생산비용 각각 28%, 10% 증가
러시아, 이달 초 유럽행 가스공급 무기한 폐쇄
하반기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 확대 전망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인근 렘벨시치즈나 천연가스 중계소 내 가스관 모습. 러시아는 자국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해 온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인근 렘벨시치즈나 천연가스 중계소 내 가스관 모습. 러시아는 자국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해 온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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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오기도 전에 유럽발 에너지 한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무기한 차단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 수입 가격은 1년 새 2.2배 뛰었다. 지난해 8월 t당 535달러였던 LNG 수입 가격은 올해 8월 1194.6달러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은 수입 원자재 비중이 큰 국내 업종들의 생산비용 급증에 불을 지폈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연구원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최근 발표한 '기업 생산비용 증가 추정 및 시사점'을 보면, 올 상반기 국내 제조업 가운데 수입재 비중이 큰 석유·화학 업종의 생산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원유를 주원료로 하는 석유정제와 화학 업종의 생산비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 10.5%로, 9개 제조업 가운데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구리, 알루미늄, 철광석 등 광물을 중간투입물로 활용하는 비금속(9.7%), 1차 금속(8.2%), 금속(7.2%) 순으로 생산비용이 많이 늘었다.


LNG 가격 상승은 국내 가스요금 상승을 일으켜 제조업과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한국전력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하는 전력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전기료와 도시가스의 물가 상승률은 18%대였는데,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5.7%)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하반기엔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제재에 맞서 지난 6월 천연가스 공급량을 40%로 감축했고, 7월 20%로 줄인 뒤 이달 들어선 완전히 중단했다. EU에 따르면 유럽은 러-우 전쟁 이전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서방 제재에 맞선 러시아의 초강수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이후 300%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가스기업 국유화에 나선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나름의 조치로 LNG 재고 현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번 겨울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동 멈춘 독일행 러시아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가동 멈춘 독일행 러시아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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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5.2%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OECD는 "한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고 있었다"며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은 더 올라가고, 물가 상승률도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고환율 추세도 수입 원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최대 148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출증가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변준호 연구원은 "에너지 수급 악화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생산 위축, 무역 적자 확대 지속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쟁적 에너지 확보 전쟁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며 "이는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1%로 여전히 높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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