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골병 드는 세계 경제…"이제 시작"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달러는 우리 통화다. 하지만 당신들의 문제다(It’s our currency, but it’s your problem)." 1970년대 주요 10개국(G10) 회의에 참석한 존 코널리 당시 미국 재무부 장관의 경고가 재차 현실화하고 있다. 올 들어 급격히 치솟은 달러화 가치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을 강타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킹달러’의 공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주요 통화로 사용되는 달러화의 초강세 현상이 미국 외 다른 국가들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9.76에 마감하며 올 들어서만 14% 이상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20~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강세 전망 속에 재차 110선을 노리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상승률은 1985년 지수 출범 이래 최대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요국 통화가치는 내려앉고 있다. 지난주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한 중국 위안화, 달러 대비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일본 엔화, ‘1달러=1유로’의 패리티(parity·등가)가 무너졌던 유로화 등이 대표적이다. WSJ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달러의 초강세 현상이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우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골칫거리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강달러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 공포감이 존재한다. 미 자산운용사 찰스슈와브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국의 경제 지표, Fed의 통화 긴축, 안전통화으로서 지위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강달러 흐름은 2023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를 역임했던 세계적인 석학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강달러 현상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진단하며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급증한 신흥국 부채, 기업 부채 문제가 대표적 뇌관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강달러는 이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을 더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이머징마켓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약 830억달러(약 115조3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와 맞물린 강달러 현상이 향후 각국 경기 사이클을 악화시켜 글로벌 무역 감소→경기둔화 우려→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미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화폐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역환율 전쟁에도 돌입한 상태다. 이번 주에는 최소 0.75%포인트 인상이 점쳐지는 Fed 외에도 중국(대출우대금리), 영국, 일본 등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