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화력발전소, 소각장, 수소발전소… 더 이상의 기피시설 주민안전 위협...박 구청장 “모든 마포구민과 합심 철회 결정 이끌어 내는 데 혼신 쏟을 것” 밝혀

[인터뷰]박강수 마포구청장, “신규 소각장 결정 철회돼야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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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난지도, 서울화력발전소, 기존 소각장. 심지어 수소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발전소까지… 마포는 다른 모든 지역과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 위험한 시설들을 이미 여럿 안고 있다. 그럼에도 마포에 추가로 소각장을 짓는다는 서울시 결정은 지역 간 기피시설 분배의 형평성에 크게 위배될 뿐 아니라, 마포구민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정성과 공평성을 찾아볼 수 없는 서울시의 행정에 대한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전하며,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을 발표했다. 마포구는 8월17일 서울시에 자원회수시설 설치관련 협약(안)에 대해 ‘기존시설이 있는 자치구는 입지선정에서 제외’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역주민의 뜻을 담은 마포구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사전협의도 없이 결과를 발표, 급작스러운 소식을 접한 박 구청장은 당일 오후 곧 바로 특별 성명을 냈다.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전면 백지화를 촉구, 마포구민의 오랜 희생을 무시한 서울시의 처사에 거세게 항의했다.

발표장에는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에 반대하는 마포구민 등 300여명이 모였다. 어떤 상의도 없이 밀어붙인 서울시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더 이상 침묵할 수만은 없다며 주민들이 참았던 울분을 쏟아낸 것이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고통과 불편을 그 누구보다 묵묵히 감내해온 것은 주민들이었다. 그것은 마포구만의 이익이 아닌 서울시민 전체의 복리 증진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1930년 ‘당인리발전소’라는 이름으로 준공된 서울복합화력발전소로 인해 주민들은 긴 세월을 분진과 낙진에 시달렸다. 1968년에는 여의도와 한강 개발을 위해 밤섬을 폭파하면서 443명의 주민이 실향민 신세가 됐다. 난지도에는 1978년부터 약 15년간 서울시민 뿐 아니라 경기도민이 버린 8000만대 분의 쓰레기가 묻혀있다.


박 구청장은 “모든 지역과 주민이 기피하고 반대하는 이런 정책들의 희생양이 됐음에도 어떤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홀대받은 마포의 역사는 기존 소각장은 물론 서울화력발전소, 수소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발전소로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소각장(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는 2005년부터 매일 750톤 용량의 쓰레기가 소각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서울시에 광역 자원회수시설이 4곳(강남, 노원, 마포, 양천)있는데, 단독 소각장이 있는 은평구를 제외하면 25개 자치구 중 소각장이 없는 곳이 20개 구다. 여기에 음식물처리시설, 하수처리시설까지 포함하면 기피시설이 단 한 곳도 없는 구 역시 15개나 된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가 근본적인 폐기물 처리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마포구에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지역 간 기피시설 분배 형평성에 절대적으로 어긋나는 것은 물론 마포구 주민들에게만 더 큰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현 소각장을 2035년까지 폐쇄하는 대신 해당 부지에 2026년까지 지하화한 소각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새로운 소각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용량을 늘리고 기존 시설을 없애는 관점’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계획대로라면 마포구에는 수년간 기존 소각장이 운영되는 동시에 신규 소각장 시설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뿐 아니라 마포구에서 약 9년 동안 두 개의 소각장이 가동되는 셈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완공 후 기존시설 폐쇄까지 약 9년간 두 개의 소각장이 가동되면 소각에 따른 유해물질 배출은 몰론 주민들은 대형트럭 진출입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 분진, 소음 등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고, 교통체증까지 생길 것”이라며 “해당지역과 주민들이 이처럼 큰 피해와 혼란에 빠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서울시는 이런 심각한 내용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포구는 서울시의 발표 당일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철회를 위한 TF’를 즉시 구성했다. 법률지원단도 구성해 부지 선정 절차 등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으며, 현재 가동 중인 소각장의 유해물질 자동측정 장치의 정확성과 측정의 투명성 확인을 위한 지역주민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마포에 또 하나의 소각장을 짓는 일은 상암동을 넘어 마포구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이번 문제는 정당구분이나 진영논리를 떠라 모든 마포구민이 합심, 강력 대응해 나갈 사안인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회와 시의원들의 적극적이고 진심어린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구는 지난 7일 서울시의회 및 시의원들에게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선정 철회 협조 요청 공문’을 직접 전달했다. 해당문서에 “서울시의 결정은 지역 형평성을 위배한 불공정한 것으로 구와 사전협의나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일이고 독단적인 결정이며, 이 같은 서울시의 결정에 명백한 반대 입장과 선정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했다”며 “서울시의회 및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불공평하고 불공정하게 이루어진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선정에 대해 전면 백지화 및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마포구 입장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는 2035년 기존 시설 철거와 1000억 원짜리 주민편익시설 건립, 연간 100억 원 규모의 기금 조성 등을 약속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모두 먼 훗날의 이야기고, 눈앞에 놓인 마포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결정이 반드시 철회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민반대 여론 역시 매섭다. 마포에 소각장 추가 건립을 반대하는 구민들은 자발적으로 ‘마포구 소각장 설치반대 투쟁위원회’를 만들었다.


서울시 발표 다음날인 이달 1일부터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쓰레기 반입 차량을 전수 검사, 규정에 위반하는 쓰레기를 반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출입을 정지시키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촛불문화축제, 피켓시위 등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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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구청장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에 담겨야 하는데 이번 결정에 주민 목소리가 전혀 안 들어간 것이 잘못”이라며 “저와 마포구는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입지선정 철회를 이끌어내고, 이를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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