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철수·美 인플레 공포 사이…실적 고민 깊어진 정유업계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배럴당 8.4달러로 강보합
수익지표 정제마진 널뛰어
국제유가 전망도 안갯속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최근 글로벌 경제와 정세가 급변침이 잦아지면서 대외 환경에 노출된 정유업계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4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8월 마지막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전주(12.6달러)보다 6.51달러 내린 배럴당 6.09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이후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정유사 수익의 핵심지표인 정제마진은 널을 뛰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휘발유·경유 등으로 만들어 파는데 정제마진이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마진을 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여파로 원유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올해 1월 배럴당 평균 6.01달러였던 정제마진은 6월에는 24.51달러까지 상승했지만 6월을 정점으로 정제마진은 급락했다. 아시아·유럽 지역의 휘발유 재고가 급증하고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었다. 7월 셋째주에는 3.9달러까지 급락했다. 정제마진은 보통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역대급 정제마진을 기록했다가 손익분기점까지 하락한 것이다. 7월과 지난달에는 정제마진이 9달러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하반기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지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정유사들이 역대급 불확실성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다. 러-우 전쟁 이후 원유 수급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에 힘입어 정유사들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들어 국제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최근 동북부 하르키우주를 수복하는 등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 내부에서도 종전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이에 따른 일부 수혜를 보던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위축까지 덮쳐 ‘겹악재’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국제 유가 전망도 안갯속이다.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맞물리며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배럴당 127.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9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등·경유 중심으로 강한 반등세를 이어 온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드라이빙 시즌 종료되면서 수요가 약한 데다 미국·아시아·유럽 등 전 지역 내 휘발유 재고가 과거와 비교해 높은 수준에 있어 전반적인 시황이 약한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