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기업 채산성 악화…생산 감소, 고용·투자 위축 연계 끊어야"

대한상공회의소 2019~2022년 제조업 생산-출하-재고지수 증감률

대한상공회의소 2019~2022년 제조업 생산-출하-재고지수 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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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경기도 한 통신기기부품 제조업체 A사는 여름휴가 기간 이후 공장 가동률을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가 조만간 더 낮출 예정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재고가 늘기 시작해 올 상반기 들어 걷잡을 수 없이 재고가 쌓이고 있다. 공장 내부에 적재 공간이 없어 주변 창고까지 임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는 처지다.


A사 대표는 “상반기에 자금이 다소 모자라 원자재 확보가 늦어졌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느껴질 정도"라며 "해외 업체와 수출계약이 체결되면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4분기부터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업 재고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자료에서 최근 기업 재고가 대외변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의는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이 18.0%를 기록, 분기별 수치로 지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재고는 경기 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분기 기준으로 장기간 재고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작년 2분기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감률이 -6.4%에서 올해 2분기에는 22.0%로 치솟았으나, 중소기업은 1.2%에서 7.0%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평가데이터에 의뢰해 매분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제조업체 상장기업(약 1400여개)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 재고자산은 작년 2분기 61조4770억원에서 올해 2분기 89조1030억원으로 증가해 중소기업 재고자산의 증가분을 압도했다.


또 제조업 전체로는 작년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 재고자산이 39.7% 증가했으며, 업종별로는 비금속 광물제품(79.7%),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64.2%),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58.1%), 1차 금속(56.7%) 등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재고자산 물량이 가장 많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의 경우 전체 제조업 재고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2분기 24.7%에서 올해 2분기 27.9%로 비중이 확대됐다.


상의는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특수 대응 차원에서 공급을 늘렸고, 국제유가·원자재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원자재를 초과 확보해 제품 생산에 투입한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제품 출하가 늦어졌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단기 이슈인 만큼 글로벌 수요만 받쳐준다면 곧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업들이 기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수요 기반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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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무역수지 개선,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한편, 코리아 세일 페스타·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마련·실행해야 한다"며 "기업 채산성 악화가 생산 감소, 고용·투자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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