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이재명·김건희 수사 정당하다는데…與·野 '내 맘대로' 해석
與 "국민은 李 수사 정당하다고 봐"
野 "국민 10명 중 6명 金 특검 찬성해"
같은 조사인데…불리한 결과는 '외면'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표적 수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김건희 특별검사법'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치권에 불거진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여야가 그간 서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면서도, 자신들에게 제기된 문제를 '부당한 정치 공세'라고 반발한 것과는 달랐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표적 수사는 아니라고 본다'는 응답은 52.3%로 나타났다. '야당 대표에 대한 표적 수사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42.4%였다.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8~9일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본 응답은 50.3%로, '정치 보복 수사로서 문제가 있다'는 응답(42.1%)보다 높았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찬성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MBC 조사에서, 최근 경찰이 김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 응답자의 64.7%는 '불공정한 수사 결과'라고 했다. '공정한 수사 결과'라는 응답은 24.2%에 그쳤다. 의혹 규명을 위해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인 62.7%가 '필요하다'고 봤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2.4%였다. SBS 조사에서도 김건희 특검법이 '국민의 의혹이 큰 상황에서 적절하다'는 응답은 55.0%였다. 두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추석 연휴 직전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고, 이에 대한 맞불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여야의 대치는 극강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를 이 대표와 야당을 겨냥한 '노골적인 정치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시작도 안 했으며, 민주당의 '정치 보복' 주장은 철 지난 프레임일 뿐이라고 맞섰다.
추석 연휴가 끝난 13일에도 대치는 이어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김 여사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추석 민심은 한 마디로 민생이 실종된 국정 운영에 대한 매서운 경고"라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의 수사도 정당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던 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이 대표의 수사를 정당하다고 보고 계신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민주당이) 이 대표와 내 편 지키기에만 골몰해 '법 앞에 평등'을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건 국민 기만"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성 의장은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것에 대해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정치 탄압이라고 하면서 국민들에게 얘기했기 때문에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묻는 항목에 따라서"라며 야당 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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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여야 모두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정쟁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런 여야의 모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석 밥상 화두는 경제난 및 고물가에 대한 탄식과 불안, 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원망이었다"며 "하루속히 여야 영수 회담을 열어 쌍특검이라도 합의해 모든 수사를 맡기고 정치권은 경제, 민생, 물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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