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층간소음 빈번…흉기협박에 중재도 역부족 “중재 전문가 양성 필요”
지난 설 연휴 층간소음으로 흉기협박까지
지난해 전화상담 4만6596건
10년 전보다 6배↑
이웃사이센터 중재 역부족 지적도
"층간소음 관리위원회 현실화, 중재자 양성 필요"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A씨는 설 연휴였던 지난 2월 2일 위층에서 음악 소리가 크게 들려 불편을 겪었다. 이에 오전 1시께 위층 이웃 B씨를 찾아가 항의했다. 그러자 B씨는 흉기를 들고 내려와 A씨 집 초인종을 누르고 욕설하며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흉기를 들고 내려간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B씨 집에서 A씨가 묘사한 모양의 흉기가 발견되자 경찰은 B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B씨는 한 음악 그룹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 OST 등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에 다른 곳에서도 층간소음 갈등이 빚어졌다. 오후 8시께 서울 은평구에 사는 40대 C씨는 층간소음에 대해 항의하러 갔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 D씨(42)가 현관에서 흉기를 들고는 “자꾸 찾아오지 말라”라고 한 것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D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자주 갈등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 민원이 10년간 6배 늘어나는 등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관이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웃 간 관계를 잘 형성하기 위한 위원회 활동이 필요하며 전문적인 중재자 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전화상담 서비스 건수는 지난해 4만6596건이다. 2012년 8795건에 비해 약 6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9년 2만6257건에 머물던 상담 건수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에 4만2250건으로 증가했다.
이런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 기관이 있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공동주택 입주자 간 층간소음 갈등 완화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우선 전화상담을 통해 방문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담 이전에 방문 상담 실시 요청 안내문이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장 등과 상대 세대에게 동시에 발송된다.
상대 세대가 상담에 참여할 경우와 참여하지 않을 경우로 해결 방법이 달라진다. 상대 세대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관리주체와 우선 상담을 실시하고 상담을 신청한 세대에 찾아가 소음 측정을 실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상대 세대가 상담에 동의할 경우에는 관리주체 상담을 거쳐 갈등이 지속될 경우 관리사무소장 등이 현장 진단을 신청해 양측 세대에 모두 방문 상담을 실시한다. 이후 과정은 소음측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
하지만 중재기관이 운영됨에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이웃사이센터 민원 만족도가 해마다 30%에 머무른다”라며 “소음 민원 조정의 핵심인 신속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데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화상담 이후 1~2주 사이에 전문가가 현장에 가거나 확인 등 절차가 필요한 데 비해 “실제로는 2~3개월 길면 9개월 동안 (상담 후 단계들이) 기다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소음 측정 기준이 너무 높다며 “직접 충격음을 측정하는데 소음이 들릴 때와 들리지 않을 때 모두 포함한 평균 소음으로 측정하기에 수위 난도 초과가 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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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승범 공동주택문화연구소장은 “사람이 느끼는 소음은 다들 다르기 때문에 층간소음 문제를 아예 없앨 순 없다”라면서도 “아파트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를 현실화하는 것부터 심리상담 자격증을 가진 중재자를 양성해 꾸준히 정부 차원에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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