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소비자의 유입에 힘입은 한국 미술 시장 거래액은 1년 만에 3배 가까이 폭증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MZ세대 소비자의 유입에 힘입은 한국 미술 시장 거래액은 1년 만에 3배 가까이 폭증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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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한국이 아시아의 '아트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1년 만에 미술품 시장이 3배 가까이 성장했을 뿐 아니라, 국제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는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서울을 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아트 업계 성장의 원동력으로 MZ 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술품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데 익숙한 젊은 층이 국내 미술품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프리즈서울 2022'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리즈는 세계적 영향력을 갖춘 11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고대부터 20세기까지의 예술을 아우르는 작품 수백점을 선보였다.

행사는 개막일부터 마지막까지 호황을 이뤘다. 첫날은 개장 시간인 오전 11시가 채 되기도 전에 수백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미술품 거래도 활발했다. 첫날에만 15점이 팔렸으며 한 사립미술관이 280만달러(약 38억원)어치 유화를 구매하는 등 수십억원짜리 초대형 거래도 오갔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린 서울 전시관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촬영 중인 방문객 / 사진=연합뉴스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린 서울 전시관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촬영 중인 방문객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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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프리즈는 올해 처음인데도 본고장인 런던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가 됐다"라며 "수익 면에선 뉴욕, 로스앤젤레스도 제칠 것"이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또 다른 대형 아트페어인 '키아프'도 프리즈가 개막한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오는 10월 서울 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괄목할만한 성장 속도에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미술품 총 거래액은 지난해 92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291억원) 대비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5000억원대에 육박해, 연말까지 거래액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미술품 거래액은 지난 10여년 동안 3000억원대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부터 갑작스러운 고성장을 경험했다. 현재 한국의 미술품 시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은 MZ세대 수집가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키아프 아트페어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방문자 가운데 약 60%의 연령대는 MZ세대(21~40세)였다. 이들 중 절반 이상(53%)은 첫 방문자였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 '아트바젤'이 스위스 UBS 은행과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고액 미술 수집가 중 56%는 40대 이하인 MZ 세대였다.


지난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아트페어를 관람하기 위해 줄 선 손님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아트페어를 관람하기 위해 줄 선 손님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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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가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맞물린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디지털 거래 방식이 확산했다. 이로 인해 MZ세대의 미술품 시장 접근성이 강화됐다.


고가의 미술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아트테크'의 등장도 영향을 끼쳤다. 아트테크는 여러 명이 한 미술품의 소유권을 나눠 구매한 뒤, 각자의 지분을 증명하는 디지털 증서를 발급받는 방식이다. 역시 고가 미술품 거래 허들이 낮아진 것이다. 예경이 지난 1일 발표한 미술시장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 중 70%는 미술품을 구매하는 이유로 '투자 목적'을 들었다. 기성세대는 30% 수준이다.


전문가는 이 같은 흐름을 평가하면서도 자칫 시장에 '거품'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 세대 덕분에 미술품 투자 붐이 확산한 측면이 있다"라며 "젊은 세대의 재테크에 관한 관심 또 예술품을 소장한다는 심리적 우월감,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술 관련 정보를 인터넷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MZ세대가 미술계 '큰 손'이 된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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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나 이런 정보들은 마케팅 목적으로 부풀려진 경우가 꽤 있고, 이 때문에 투자 이익을 확실하게 보장하지 않는다"라며 "과도한 투자 심리가 미술 업계의 거품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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