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좌초된 비대위, 당헌 개정해 재출범 속도전
'가처분, 또 가처분'…이준석 법적 투쟁 계속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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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재출범 기조를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해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돌입한 것을 '반헌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대구 시민들에게 "죽비를 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석 연휴 전까지 새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차례 좌초된 비대위 출범 과정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며 여권 내부 정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4일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현재 상황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하면서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당 대표가 내부 총질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전국위(전국위원회)에서 이것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 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 한 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라며 "부끄러움과 함께 개탄스럽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전국위원회에 참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전국위원회에 참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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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 당이 '비상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은 한차례 좌초됐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비상 상황 요건을 구체화하는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절차적 문제를 정비하는 데 속도를 내 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 제96조 제1항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당의 비상 상황 요건을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사퇴'로 명시했다. 기존의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의 기능 상실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라고 다소 의미가 모호하게 기재돼 있던 부분을 명확하게 고쳤다. 개정안은 또 비대위 출범 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지위·권한이 상실된다는 점도 명확히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5일 전국위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하고, 오는 8일 새 비대위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새 비대위원장은 직전 비대위에서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위원장이 다시 맡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 '주호영 비대위'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지만, 비대위 자체의 문제로 무산된 것이 아닌 법원 제동에 의한 것인 만큼 비대위원장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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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 비대위 또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는 여론전에 이어 법적 투쟁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새 비대위가 출범하는 즉시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전원의 직무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당헌·당규 개정 의결을 위한 전국위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를 밀어붙이고, 이 전 대표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여권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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