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發 리먼 위기 직면…獨 에너지 기업들에 횡재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에너지 부문 리먼브러더스 위기가 촉발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갖춰졌다."
핀란드의 미카 린틸라 경제장관은 현재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9월 파산해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대형 투자은행이었다. 린탈라 장관은 유럽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에너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핀란드 정부는 전력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한 100억유로 규모의 대출·보증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사회가 작동하는데 필수적인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독일과 연결된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힌 뒤 유럽 국가들이 지난 주말 잇달아 에너지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이날 650억유로를 투입해 에너지 비용 급등에 시달리는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도 전력회사가 파산하지 않도록 최대 230억유로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지난 2일 오후 정기점검 중 노출이 발견됐다며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가스프롬은 3일 오전까지 정비를 완료하고 가스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가스프롬이 공급 재개를 앞두고 입장을 변경한 이유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에 합의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가스프롬은 2일 G7 재무장관의 합의 소식이 나온 직후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 완전 중단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유럽 가스 가격이 이번 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고 이에 유럽 각국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독일 정부는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에너지 기업들에 소위 횡재세를 부과해 650억유로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ZDF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정 기준 이상 이익을 낸 에너지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유로 규모의 많은 세금을 거둬 서민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를 겪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의 새 지원책에 따라 연금 수령자들은 오는 12월1일을 기해 300유로를 일괄 지급받는다. 학생들과 직업훈련생도 일회적으로 200유로를 받는다. 앞서 독일 정부는 두 차례 가계 지원 대책을 발표했고 이번 650억유로 지원책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독일 정부의 지원 규모는 950억유로에 달한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지난 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력 거래를 위해 필요한 담보금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역내 기업들을 돕기 위해 5일 증권시장 마감 전까지 수천억 크로나를 보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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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럽에너지거래소는 기업이 에너지 거래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담보금이 폭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동성이 악화해 에너지 가격이 더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다며 각국 정부에 전력을 사고파는 거래 주체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핀란드의 한 국영 에너지 회사는 지난주 북유럽 전력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하기 위한 담보금이 10억유로 오른 50억유로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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