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일자리 아닌데…공공형 노인 일자리 6만여개 감소에 '우려'
공공형 노인 일자리 60만8000개→ 54만7000개 10% 축소
"노인 일자리, 단순 일자리 아냐…사회참여 늘려 육체적·심리적 문제 해소에 도움"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10%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공공형 노인 일자리가 단순히 돈벌이를 넘어 고령층 노인들의 사회 참여를 돕는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축소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가 편성한 내년 일자리 예산은 총 30조원이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올해 본예산(31조5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4.9%) 줄었다.
정부는 먼저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축소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 부문별로 공공형, 민간형, 사회 서비스형 3가지로 운영되는데, 올해는 총 84만5000개의 일자리가 편성됐다. 이 중 공공형은 총 60만8000개로, 노인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공형 일자리는 만 60~65세 이상 고령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한 달 평균 30시간 정도 근무한 뒤 27만원을 받는다. 업무로는 초등학교 등굣길 안전 보조, 금연구역 지킴이, 환경정비, 키오스크 도우미 등이 있다.
내년에는 이같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 수가 54만7000개로, 6만1000개 축소된다. 대신 정부는 민간이 주도형 일자리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25일 예산안 브리핑에서 "노인 일자리의 절대적인 규모는 크게 변화가 없다"며 "다만 직접적인 단순 노무형 일자리는 소폭 줄이고, 민간형 일자리는 조금 더 늘어나는 흐름으로 가져가기 위해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상황에서 공공형 일자리 축소는 노인들의 경제적 빈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인일자리 축소에 대해 "비정하다는 말 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며 "요즘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은데 청년과 노인들 일자리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는 보도가 있어서 정말 이게 국민을 위한 예산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80세 이상의 자살률은 62.6명으로 평균 자살률(25.7명) 보다 약 3배 가량 높다. 사진=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
원본보기 아이콘또 공공형 일자리는 그간 단순한 일자리 개념을 넘어 노인들의 사회적 접촉면을 늘리는 역할을 해왔지만, 일자리에 참여하게 되는 노인 수가 줄어들면서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공공형 일자리가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 기회를 제공해 외로움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사회복지 성격을 갖는다"며 "현실적으로 고령층 노인이 일자리 갖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게 국가가 나서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소모성 복지'라는 인식이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뚜렷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노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증진시켜 고립감을 해소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해 사회 비용을 줄이고, 액티브 에이징(Active-aging, 건강관리를 통해 긍정적인 노년기를 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며 "초등학교 등굣길 안전 보조를 하며 세대 간 접촉을 넓힐 수 있고, 공익 성격의 환경정비를 하면서 '내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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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노인들의 만족감도 70%가 넘을 만큼 높다"며 "노인의 역할을 인정하고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사회가 가장 건강한 사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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