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문자로 들통난 윤심…정치인들의 휴대전화 노출 곤혹사
尹-권성동, "내부 총질 당 대표" 문자 파장
의원들 국회서 게임, 여성 노출 사진 감상
과거에도 취재진이 포착해 여러차례 논란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돼 파장 일고 있다. 이 메시지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문자로 대화를 하다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이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사이의 갈등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길 피해왔다. 지난 8일 성 상납 의혹으로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사실은 이 대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윤 대통령의 '본심'이 드러나면서 여권 내부 갈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9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털에 실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 관련,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포털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정치인의 휴대전화 화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던 적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수십 대의 카메라와 취재진이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국회 본회의장은 휴대전화 속 사적 문자 등이 가장 많이 노출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관련 기사가 포털 사이트 다음의 메인기사로 노출되자, "카카오에 강력 항의해달라"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돼 '포털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그동안 포털을 통한 여론통제를 시도한 건가"라며 민주당을 비판했고, 윤 의원은 "여야 대표연설의 포털 노출 과정의 형평성에 의문을 가졌던 것"이라며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20대 국회에서도 2019년 9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외교부 서기관인 자신의 딸에게 "혹시 너와 가까운 직원들 있으면 알려주고 내가 가서 도와줄(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던 시점으로, 외통위 소속이었던 천 의원이 국감을 나갈 때 딸과 친한 직원이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지인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천 의원 측은 "하급 공무원의 고충을 듣기 위해 (딸에게 지인을) 소개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국감 도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2020년, 2017년 2차례나 포착됐고, 2013년 심재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은 국회 본회의 도중 여성의 나체 사진을 본 모습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10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권성동 대행도 새누리당 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을 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던 적이 있어, 이번 윤 대통령과의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것을 두고 비판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한 것 아니냐'며 맹공을 가하고 있다. 조오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며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언이었냐"고 비판했다.
이어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당권 장악에 도원결의라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가 막힌다"며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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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 대행은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직후 페이스북에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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