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특혜" vs "희생자 예우" 민주유공자법 놓고 또 싸우는 여야
野 2년 전 발의한 민주유공자법 제정 다시 추진
"의원들 대상 아냐, 사실 왜곡" 해명에도 논란 계속돼
與 "운동권 셀프 특혜법… '합법적 조국' 시도" 맹폭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원식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9개월째 농성 중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와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의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뒤 농성장을 나서고 있다./srbaek@yna.co.kr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두 차례 좌초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하며 법안 제정에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사실 왜곡"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20일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의 정기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우 의원은 "불의에 맞서 싸우다 희생 당한 분들을 제도·법적으로 예우하는 것은 개인의 명예를 넘어 민주화 운동의 제도적 가치 인정으로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명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164명과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 의원 11명 등 총 175명이 법안 추진을 위한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사망자 및 행방불명자, 부상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한 교육·취업·의료·대출 등의 지원을 골자로 한다. 국가유공자법과 5·18유공자법 등을 통해 유공자로 지정된 4·19 혁명 및 5·18 민주화 운동 공로자 외에, 6월 민주항쟁 등의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이들까지 유공자로서 예우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 의원은 2020년 9월 이와 같은 내용의 법안을 대표로 발의한 뒤 2년 만에 다시 추진에 나섰다.
법안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셀프 보상'과 공정성 논란이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직접 혜택을 보기 위해 법안을 추진한다고 지적한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민주유공자법을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고 질타하며 "셀프 특혜법 추진이 순수하게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임을 명심하고 즉각 입법을 중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된 분들 중 사망자·행방불명자 136명과 장해판정을 받은 상이자 693명에 한해 유공자로 대우하는 법률"이라며 현직 의원 중 해당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이 2020년 발의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은 이듬해 설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명의 법안과 달리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유죄판결 등을 받은 사람'은 유공자에 포함하지 않아 대상자의 범위가 좁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운동권이 모두 혜택을 받는다'는 소문이 나 있는데, 그게 아니라 (민주화 운동 중) 희생된 분들과 고문 당한 분들이 대상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면 (국민의힘도)납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민주유공자의 가족에 대한 학비 면제·취업 가산점 등의 지원이 형평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에 따르면 민주유공자의 배우자 또는 자녀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의 수업료가 전액 면제되며, 공·사기업 취업 희망 시 유공자와의 관계에 따라 만점의 5% 또는 10% 가산점을 받는다. 우 위원장은 "돌아가신 열사들 대부분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셔서 자녀가 없다. (혜택을 받는다면) 중증 장애나 상해자 몇 분인데 그걸 가지고 너무 침소봉대 하는 건 과도하다"며 "다른 유공자법의 내용을 인용해서 생긴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주유공자법의 교육·취업 지원 내용은 국가유공자법 및 5·18유공자법과 동일하다.
그러나 여당은 입시·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반성은 불법 특혜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아예 특혜를 법으로 만들어버리자는 것"이라며 "합법적 '조국'이 되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직격했다. 임형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에서 "법명을 '청년 박탈감 선사법'이라고 고쳐야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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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여당의 반발을 의식하면서도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대한 의사는 굽히지 않고 있다. 우 위원장은 21일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 중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들을 만난 뒤 "국민의힘과 합의를 위해 (법안 내용을) 충분히 수정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공권력에 의해 희생되거나, 고문으로 부상을 입거나 장애를 앓고 계신 분들을 국가유공자로 만든다는 큰 골격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수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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