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돈맥경화, 17개월째 마이너스'…상승장 경험한 개미 탈출하기 바쁘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유동성으로 수직 상승한 장세만 경험한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탈출 러쉬입니다." 국내 증시의 자금 경색이 심각한 수준이다. 약세장(베어마켓)을 만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탈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거래대금은 2년 새 최저치로 추락하고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도 폭삭 내려앉았다. 문제는 '상승장'만 경험하고 겁먹은 개인투자자들이 섣불리 증시에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돈맥경화'의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5조원대로 주저앉는 등 심상치 않다. 지난 13일 코스피 거래대금이 6조원을 하회하면서 5조99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월17일(5조6392억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였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며 2021년 1월11일 44조4338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1월 530조원에 달했던 월간 거래대금도 올해 1월 226조원으로 감소했고 지난달 178조원까지 줄었다. 7월 들어서는 누적 거래대금이 전날까지 100조원을 간신히 돌파했다. 일일 평균 거래대금도 처참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평균 거래대금은 7조7조1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월 이후(6조5292억원)이후 최저치다.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했던 지난해 1월 평균(26조4778억원)가 비교하면 20조원 가까이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월평균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이 현재 17개월째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는데, 2000년 이후 12개월 이상 연속으로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보였던 국면이 이번을 포함해 4번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잠재적 거래대금 유입원인 고객예탁금도 급감중"이라고 짚었다.
19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53조49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만 해도 58조원을 지켜냈지만 꾸준히 감소 추세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직전인 2020년 11월9일(54조4100억원)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5월 77조원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24조원이나 증발했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고각예탁금이 30조원을 하회했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도 53조원대는 높다고 볼 수 있으나, 활동계좌 수가 세 배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계좌당 고객예탁금은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활동계좌 수당 고객예탁금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하며 거래대금 및 증시주변자금 감소의 심각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량이 바닥인 이유는 시장에 호재는 없는 약세장이기 때문으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에 호재는 없고, 오히려 최근 반등에 대해서는 과매도 인식만 있다"고 짚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안한 매크로(거시) 환경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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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은 언제 회복이 될까. 과거 코스피 거래대금 회복은 주가의 저점 이후 2~3개월 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거래대금 자체가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 지표로는 작용이 불가하다. 그러나 거래대금 반전 시기에 주가 상승의 탄력이 더해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8월에 가장 저조한 거래대금의 계절성을 감안하면 거래대금 반전은 9월 전후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강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저점을 6월 말~7월 초로 봤을 때, 거래대금의 턴어라운드는 9월을 전후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거래대금이 8월 여름휴가 시즌까지 감소했다가 9월부터 회복되는 계절성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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