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폐'권다툼…대웅제약·종근당 등 속도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도전
대웅 FDA 신속심사 선정
종근당 후기 2상 준비 등
국내 제약업계 개발 열정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며 폐 기능이 저하되는 희귀질환으로,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해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 수요가 크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5곳 이상이 특발성 폐섬유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제약사는 대웅제약과 종근당이다.
먼저 대웅제약이 특발성 폐섬유증을 적응증으로 자체 개발 중인 신약 ‘DWN12088’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제도(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FDA와 개발 단계마다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고 임상 2상 이후 가속 승인 및 우선 심사 신청이 가능해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WN12088는 세계 첫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DWN12088은 지난달 FDA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신약 ‘CKD-506’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CKD-506는 HDAC6(히스톤디아세틸라제6) 저해제로,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줄이고 T세포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관절 류머티즘을 적응증으로 이뤄진 유럽 5개국 임상 2a상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해 후기 2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혁신 바이오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LAPS Triple Agonist(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의 경우 지난해 FDA에 이어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유럽의 경우 허가신청 비용 감면, 동일계열 제품 중 최초 시판 허가 승인 시 10년간 독점권 등 혜택이 부여된다.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GLP-1 수용체·글루카곤 수용체·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로, 특발성 폐섬유증 동물모델에서 항염증·항섬유화 효과가 확인됐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토택신 저해제로 개발 중인 ‘BBT-877’은 현재 FDA와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샤페론의 경구용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BBT-209’을 도입했다. SK케미칼은 인공지능(AI) 신약 플랫폼을 보유한 닥터노아와 협업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국내 제약업계가 이처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이유는 시장 규모에 비해 효과 있는 약품이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7.9% 성장해 2027년 52억6800만달러(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승인된 치료제들이 있긴 하지만 효과가 작아 병세 진행을 늦추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상황이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도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