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인 ‘과학적 코로나 위기관리’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동안 ‘과학방역’을 내세우던 것과는 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방역대책 발표에 앞서 "과학방역보다는 과학적 코로나 위기관리라는 표현으로 앞으로 우리 방역과 의료대응을 설명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과학은 아주 광범위한 범위다.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도 과학이다"면서 "앞으로 전체적인 코로나 위기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과학적 코로나 위기관리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우리가 문재인 정권과 다른 과학방역을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상 제약을 최소화 하는 방향에서 합리적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을 곱씹어 보면, 단순히 방역 차원에서 과학을 접목시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위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과학을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방역을 넘어서 국가 위기 관리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민간 자문위원 가운데 사회과학자는 물론 경제과학자, 수학자 등이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과학방역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과학방역의 기본이 돼야 할 ‘근거’의 실종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재유행 대책을 보면, 4차 백신 접종 대상자를 50대 이상으로 확대한 조치가 가장 눈에 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국내외에서 우세종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낮은 4차 접종 카드를 끄집어낸 것이다. 4차 백신 접종률은 70세 이상에서는 40%를 넘어서지만 60대는 고작 22%였다.
가장 큰 이유로 백신에 대한 불신이 꼽힌다. 4차 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는 접종 후 1개월동안 24.6%에 그치는 것은 물론 그 이후에는 8.9%까지 떨어졌다. 쉽게 말해 ‘물백신’이 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4차 접종이 그나마 중증화·사망 예방효과에서는 40% 이상 유지되기 때문에 면역저하자와 고령층에 대한 접종은 필요하다는 논리다. 당장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치사율을 낮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점에서도 이해가 된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문제가 백신 부작용이다. 국내에 백신이 접종된 지난해 2월26일 이후 1년5개월 동안 수많은 백신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건강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숨을 멎는 일이 수없이 있었다. 지난 2일까지 정부에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47만여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1695명이 사망했다.
백신을 3차례 맞으면서 어떤 이유로 어떻게 아팠는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중증화율·치사율이 낮아진 것이 백신 덕분인지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백신을 이렇게 자주 맞아도 되는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정부 대책에는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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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는 "백신 맞는 것보다 확진되는 게 덜 위험할 것 같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깊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이란 말을 쓰기에는 남사스럽지 않나. 과학자들이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는 것만 과학은 아닐 테다. 과학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제대로 된 과학방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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