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기업만 年 3조 추가 부담…올해 근로자 지위확인訴 67% 패소(종합)
'현대위아 대법원 판결' 1년
올해 제조기업 12곳 중 8곳 사측 패소
추가 줄소송 땐 기업경영 치명타
역차별 논란에 勞勞 갈등 우려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현대위아가 사내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유사 소송 중인 기업들이 대부분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현대위아 판결 이전 1심에서 승소했던 회사들이 2심에서는 잇따라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바뀐 것. 기업들의 패소가 확정되면 최대 수천명의 하청업체 직원들의 직고용과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또한 생산직 뿐만 아니라 서비스·지원 업무 파견 근로자들까지 소송이 확대될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1심 승소했다가 2심 패소한 사례도 생겨…최대 수천명 직고용 위기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한국GM 등의 올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결과 총 12건 중 8건은 사측이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심에서 사측이 승소했다가 2심에서 뒤집어진 사례는 2건이었다. 삼성전자 서비스협력업체 수리기사들이 제기한 소송의 경우 1심에서는 회사가 이겼지만 지난 1월 진행된 2심에서는 판결이 뒤집혔다. 포스코 3차 직고용 소송도 1심 결과와는 반대로 2심에서는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모두 지난해 7월 현대위아가 하청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직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 이후 나온 판결이다. 즉, 대법원이 직 고용의 범위를 점차 넓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약 소송 중인 기업들의 패소가 확정될 경우 기업들은 최대 수천명의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고용해야 할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 각종 악재 속 직고용 비용부담까지 떠안을 경우 경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협력업체 직원을 모두 직 고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항변한다.
한 대기업 임원은 "무조건적인 직고용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과의 공정성 문제와 소송을 우려한 고용축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심까지 패소한 소송 기업 4곳, 대법 패소하면 한해 3조원 추가비용
주요 제조기업들이 대법원의 현대위아 직접 고용 판결을 비롯한 유사 소송에 떨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인건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재 직고용 소송이 진행 중인 주요 4개 기업이 모두 패소할 경우 인건비에만 3조원이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줄소송이 이어질 경우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기업들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GM 등은 비정규직을 직고용해야 한다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현대제철, 한국GM 등은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포스코의 경우 3차 소송 1심을 제외하고, 1~4차 소송에서 모두 2심까지 노동자들이 승소했다.
지난해 7월 현대위아의 대법원 판결 이후 제조기업들은 후폭풍을 우려했다. 대법원까지 패소하면 기업들은 최대 수천명의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기아, 포스코, 현대체철 등 주요 4개 기업이 직고용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면 한해 3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각 기업의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규모는 포스코가 1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제철 7000명, 현대차 2000~3000명, 기아 800~900명 규모다. 이를 지난해 기업별 1인당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 인건비 추정치를 계산하면 ▲포스코 1조9620억 ▲현대제철 6650억원 ▲현대차 2400억원 ▲기아 859억원 등 총 2조 9529억원에 달한다. 산업계 전체로 보면 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2010년 대법원이 사내 하청업체 소속 생산직 직원의 직고용 소속에서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현대차가 비정규직 직원을 직고용하라는 판결로 사내 하청 파견 노동을 불법으로 본 최초 사례다. 이후 현대차는 2015년까지 4000명을 시작으로 2016년 1400명, 2017년 600명 등 2020년까지 총 9179명을 직고용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의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은 더욱 커졌다. 직원 1인당 연봉을 9400만원(2012년 기준)으로 가정하면 그동안 직고용에만 863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산된다. 격려금을 비롯한 복지와 소송에서 비롯된 합의금 등을 고려하면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금전적 손실도 문제지만 법원의 판결이 다른 노동자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해 현대제철에서는 협력업체 직원 직접고용 문제와 관련 일부 노동조합이 채용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노노(勞勞) 갈등이 일어나기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은 비정규직의 채용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한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은 채용에 응한 것이다. 또 경쟁 끝에 입사한 정규직들은 자신들과 같은 조건의 채용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 비정규지회가 통제센터를 점거 했을 때 직원들이 퇴거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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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조업 파견에 대해 세계 기준과 맞지 않게 너무 엄격한 적용을 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국내 파견법은 제조업에 대한 파견이 금지돼 있고 전문지식·기술·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해 32개 업무로 한정돼 있다. 파견 기간도 최대 2년까지다.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업무에 파견 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은 "독일, 일본은 하도급이나 도급 자체를 산업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정하고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판단 기준이 엄격한 면이 있기 때문에 유연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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